- 부산 관광경찰대 업체 6곳 적발
- 불법 게스트하우스 등 21건 입건

한 여행사가 고용한 '무자격 가이드' A(34·조선족) 씨는 부산 관광안내를 맡아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면서 임진왜란 때 부산에 상륙한 왜군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충장공(忠壯公) 정발 장군의 동상(동구 초량동)을 이순신 장군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자갈치시장의 지명이 기억나지 않자 '생선 마트'라고 소개하는가 하면 1시간을 훌쩍 넘겨 면세점 쇼핑만을 강요하기도 했다. A씨 같은 이들은 여행사가 고용한 조선족 또는 중국교포로 부산 역사와 문화는 제대로 모르지만 정규 가이드의 30% 비용만 지급하면 돼 여행사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관광경찰대(대장 조성직)는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관광업계 불법행위 테마단속'을 실시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한 6개 여행사를 적발하는 등 총 145건의 관광업계 불법행위를 적발해 21건을 형사입건하고, 124건을 행정통보했다고 19일 밝혔다.

불법 게스트하우스도 판치고 있었다. 김모(37) 씨는 수영구의 한 오피스텔을 불법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좁은 방에 2층 침대 3개를 놓고 외국인 6명에게 각각 5만~15만 원을 받고 숙소를 제공했다. 이 방은 침대를 놓고 나면 한 사람이 드나들기에도 비좁은 곳으로 사실상 잠만 자야 하는 구조다. 경찰은 "숙소에서 안전사고가 날 경우 보험 가입이 돼 있지 않아 피해보상도 받지 못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돈만 받고 자기 마음대로 일정을 취소한 뒤 환불을 해주지 않거나 대포폰을 사용해 연락조차 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

관광버스 규정 위반은 여전히 많아 105건을 기록했다. 버스 내 비치해야 하는 소화기가 짐칸에 있거나 아예 없었고, 노래방 기기를 설치해 관광버스 내에서 음주·가무를 하도록 해 대형사고 우려도 컸다. 외국인 전용 업소인 것처럼 허위 간판을 달고 기념품을 판매한 업소 13곳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행사에서 '짝퉁' 벨트를 명품인 것처럼 속인 사례도 있었다.

관광경찰대 이재성 팀장은 "지난해 12월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사전 점검과 단속예고를 했지만 불과 5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불법이 판치고 있다"며 "관광업계가 제대로 자리를 잡도록 감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