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중구 광복동 화장품 거리를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미용실·피부관리점 등 인프라로
- 즐길거리 없는 아침 관광객 유치

부산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A (여·27) 씨는 아침 일찍부터 중구 남포동의 한 피부관리숍을 찾았다. 문을 연 상점이 적어 즐길거리가 부족한 오전 시간대에 안성맞춤인 스케줄이다. 두어 시간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은 A 씨는 용두산공원과 자갈치시장 등 명소를 둘러보고 유명 맛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어 평소 선호하던 한국 화장품 브랜드가 밀집한 광복로에서 쇼핑을 즐겼다. 중앙동의 사우나에서 스파로 하루를 마무리하며 인근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갔다.

부산 중구가 구상 중인 뷰티 관광객의 일정이다. 중구는 17일 뷰티관광특화사업을 추진해 광복로와 남포동, 중앙동 일대를 이 같은 '뷰티 투어'의 대표적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부산을 찾는 체류형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관광 상품이 부족한 한계를 '뷰티 인프라'로 극복하겠다는 게 목표다. 또 관광객은 오전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뷰티 관광이 이를 보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전 시간을 틈새시장으로 삼아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중구는 이달부터 뷰티특화업소 지정을 위한 조사를 벌인다. 지역 내 미용실 210곳, 피부관리숍 62곳, 네일관리숍 24곳 등이 그 대상이다. 영업 가능 시간, 영업 형태, 영업 시설 등을 비롯한 27개의 주요 항목을 점검해 적합한 업소 15~20곳을 선발할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철저한 위생관리와 영업 태도를 중점적으로 살펴 가격과 서비스의 표준화를 꾀할 방침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가격 덤터기를 씌우거나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태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다. 선정된 업소는 표시판을 부착하고 관리·점검을 받게 된다. 한국관광공사와 부산종합관광안내소 등의 홍보물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되는 혜택도 누린다.

중구는 뷰티 관광이 국내 관광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동남아 여성들에게 한국 연예인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에게 연예인에 버금가는 수준의 피부·헤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만족감은 더 높아질 것이다.

김은숙 중구청장은 "질 좋은 뷰티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뷰티관광이 관광상품으로 정착되면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