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주민이 반송주공아파트 입구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행복배달우체통에 사연을 적은 엽서를 넣고 있다. 국제신문DB

- 학교에선 따돌림·막말로 멍들고
- 경남도에선 무상급식 중단 시끌
- 옛 문인들은 가족·친구들에
- 편지 써서 마음 전했대요
- 형편 어려운 이웃 돕기 위한
- '행복 우체통'도 있어요

사람의 감정은 시시때때로 변하고 때로는 그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말로 전달할 수도 있지만 글로 전달할 때 우리는 주로 편지를 선택한다. 애틋한 마음, 억울한 마음, 괴로운 마음 등을 담아 상대방에게 보낸다. 가끔은 편지로 '소통'하는 가족, 학교,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


▶아빠: 며칠 사이 신통이가 통 말이 없네.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니?

▶신통이: 네. 친구들한테 따돌림 당할까 봐 불안해요. 제가 며칠 전 일일 반장일 때 자습시간에 선생님께서 떠드는 아이들 이름 적으라고 시켜서 그렇게 했거든요. 그런데 이름 적힌 아이 두 명이 다른 아이들한테 저를 '고자질쟁이' 라고 하면서 같이 놀지 말라며 괴롭혀요. 저랑 친한 친구들은 걔들을 무시하고 어울려 지내긴 하는데 신경이 쓰여요.

▶아빠: 힘든 일이 있었네.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이 또래들한테는 중요한 일이지. 싸우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더 꼬이게 할 수 있으니 친구들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지. 그쪽 아이와 정식으로 대화를 신청해서 너의 입장을 얘기하거나, 간단한 게임을 제안해서 놀면서 부드럽게 너의 마음을 전달할 수도 있겠고…. 어떤 방법이 좋을까? 뉴스에서나 나오는 일들이 우리 아이에게도 일어나는구나.

▶신통이: 저희도 나름대로 고민이 많아요. 친구들하고 어울리기 위해 말도 거칠게 해야 할 때도 있고, 학교서 배운 규칙대로 하려면 친구들 눈치 봐야 할 때도 있고. 학교서 공부하는 것도 어렵지만 친구들과 문제없이 노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아요(4월 4일 자 5면, 막말 멍든 부산 학교).

고려대박물관 소장 '매화병제도(梅花屛題圖)'. 다산 정약용이 귀양살이하던 중 아내에게 받은 빛바랜 치마 폭으로 만든 시화이다. 한 쌍의 새는 사위와 딸의 화목을 뜻한다. 다산은 딸에게 그림 가리개로 만들어주며 시와 그림을 적고 그렸다.

▶아빠: 사람이 사는 곳은 어딜 가나 갈등과 대립이 있고 또 그걸 풀어야 하는 것도 사람이란다. 그리고 밖으로 드러내놓고 해결해야 할 때도 있지만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전해야 할 때도 있단다. 그럴 때 옛 선조들은 주로 편지를 주고받았다고 하는구나(4월 4일 자 12면, 절제와 함축 … 옛 문인들의 詩로 쓴 편지). '한시 러브레터'라는 이름이 붙은 이 책은 정약용이 가족에게 애틋한 아버지의 마음을 한시와 그림에 담아 편지로 보냈던 사연, 이광사는 올케의 손에 길러지던 여덟 살 딸에게 눈칫밥 먹지 않도록 행동 하나하나와 마음가짐을 적어 유배지에 떨어져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절절하게 전하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통하는 친구 사이의 마음을 시로 적어 보내 우정을 다졌다는 이야기도 있구나.

▶신통이: 저도 그럼 저를 따돌리려는 친구들한테 편지를 한 번 적어볼까요. 그런데 편지는 쓰기가 힘들어요.

▶아빠: 요즘 경남도에 무상급식이 없어지고 4월부터 급식비를 내야 하는 문제로 도민들과 도지사가 갈등을 빚고 있단다. 이에 대해 창원의 고등학생 한 명이 도지사에게 점심시간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함께 먹고 웃는 급식소가 학교에서 가장 살아있는 장소라며 학생의 입장에서 도지사를 설득하는 편지를 썼더구나. 편지는 이렇게 할 말을 담아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말을 순서를 정해 적어 내려가면 스스로 자신의 생각도 정리가 된단다.

또 다른 편지쓰기를 우리 사회에서 활용하는 사례도 있구나. '행복 우체통'이라는 우체통을 해운대 지역 곳곳에 배치해, 사정이 어렵고 급한데 남에게 도움 청하기 힘든 경우 편지를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해운대구에서 사연을 접수해서 도와준다는구나(4월 4일 자 6면, 편지 주세요 행복 배달합니다).

▶신통이: 소외된 이웃들이 이 우체통을 이용하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겠네요.

윤영이 한국언론진흥재단 NIE 강사


# 기사를 읽고

-싸우거나 서먹한 친구, 또는 늘 같이 있어서 행복한 친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세요.

-'행복 우체통'처럼 친구들과 '고민 우체통'을 만들어 학급에서 운영해 봅시다. 단, 고민이니까 비밀이 제1원칙이겠지요.


■한 줄 댓글(기사에 대한 생각을 간단하게 적어보기)

-신통이: 편지는 어렵지는 않은데 막상 쓰려면 어려워….

-어린이 독자:


■낱말 통통(기사 속 낱말이나 용어 등을 이해, 정리하여 어휘력 높이기)

-행복 우체통:

-함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