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범 수배에 주거지 신고도
- 시민 관심도 높여 긍정적 효과

지난 26일 오후 3시께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등 부산 경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찾습니다'라는 전단이 올라왔다. 지난 20일 오후 3시께 서구 남부민동 인근에서 치매를 앓던 안모(69) 씨가 실종됐다는 내용이었다. SNS에 공개 전단이 올라간 이후 반나절이 지나서 부산 사하구 장림동에 배회 중이던 안 씨는 시민의 제보로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 10일에도 치매를 앓던 이모(여·49) 씨가 지난 7일 오전 10시30분께 실종됐다는 전단이 부산 경찰의 SNS를 통해 공개됐다. 이 여성도 전단이 SNS에 올라온 그날 오후 시민의 신고로 찾을 수 있었다.

지난해 1월 14일 실종된 치매 노인 박모(79) 씨는 다음 날인 15일 사상구 모라동 길가에서 쓰러졌다가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돼 북구 구포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산 경찰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병원에 실려 온 박 씨를 알아챈 이 병원 간호사는 카카오스토리에 곧장 댓글을 달아 박 씨를 찾았다는 사실을 알렸다.

부산 경찰 SNS는 2013년 9월 부산대 기숙사 성폭행범을 잡을 때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배 전단은 페이스북에 올라간 뒤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트위터에 올린 수배 전단은 3100여 회 리트윗됐다. 글이 등록된 날 오후 피의자를 지목하는 신고가 쏟아졌고 한 신고자는 피의자의 이름과 주거지까지 알렸다. 다른 신고자는 피의자의 페이스북 주소까지 경찰에 넘겼다. 부산 경찰 SNS는 따뜻한 미담 외에 교통범칙금에 대한 유언비어 등을 바로잡는 기능까지 하고 있다.

이처럼 부산 경찰이 운영 중인 각종 SNS가 경찰을 홍보하는 목적 외에 범인을 검거하거나 치매 노인 등을 찾는 데도 적지 않은 공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경찰이 운영 중인 페이스북 페이지는 16만여 명이 공유(좋아요)하고 있다. 카카오스토리도 15만여 명이 소식을 받고 있다. 트위터도 4만여 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까지 새로 개설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시민이 치매 노인을 어디에서 봤다는 내용을 짧게 제보해 주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SNS를 통해 치매 노인 신고 등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SNS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