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 게이트'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형근)는 24일 동부산관광단지 내 푸드타운의 실질적 소유주 송모(49) 씨가 푸드타운 사전 분양 등을 통해 마련한 수십억 원 대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또 기장군에서 근무하다 부산시로 옮긴 사무관도 푸드타운에 사전 분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인사가 사전 분양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관계 인사에게 사업 추진을 위한 편의 제공 대가로 수천만 원을 준 혐의(뇌물공여)로 검찰에 구속된 송 씨는 지난해 푸드타운 내 상가를 사전분양했다가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결문에 따르면 송 씨는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137회에 걸쳐 푸드타운 내 점포를 사전분양했다. 총 306개 점포를 3.3㎡당 1200만 원가량의 분양가로 100여 명에게 사전 분양해 계약금 등 명목으로 20억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씨는 부산도시공사에 푸드타운 부지 매입비로 145억 원을 완납했다. 송 씨는 부산도시공사에 해당 부지의 매입 계약금 20억 원가량을 낸 뒤 잔금 마련이 여의치 않자 금융권 등에서 거액을 빌려 이를 완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송 씨가 착공 기한까지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인허가 취소 등 행정기관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금품 로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의 진원지인 기장군에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현직 사무관이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전·현직 공무원과 지역 정치권 인사가 송 씨 푸드타운 상가에 사전분양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장군 공무원과 주민들은 혼란과 긴장에 휩싸인 상태다.

한편 지역 정치인의 혈족이면서 기장군 공무원인 A 씨는 푸드타운 상가 사전 분양(본지 24일 자 6면 보도)과 관련, '공무원 신분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최근 부산시로부터 '주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