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한지 1년도 안 된 울산시 울주군 보삼영화마을기념관을 찾는 이가 별로 없어 '혈세 먹는 하마'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 개관 1년도 안돼 적자 '눈덩이'
- 군, 관광객 모을 해법없어 고민

건립 전부터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로 지적됐던 보삼영화마을기념관이 개관 1년도 되지 않아 우려대로 관광객이 적어 혈세만 축내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4일 울산 울주군에 따르면 기념관이 있는 삼동면 조일리 보삼마을은 한 때 방화(邦畵)의 대표적인 촬영지이다. 이곳에서는 1970, 80년대 '뽕', '씨받이', '변강쇠' 등 7편의 방화가 촬영됐다. 군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9월 8억7000만 원을 들여 기념관을 건립했다. 611㎡의 부지에 연면적 279㎡(지상 1층) 규모로 지은 이 기념관은 전시실과 영화 상영실 등을 갖추고 있다.

군은 기념관이 낙후된 지역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관광객이 예상보다 적어 개관 첫해부터 많은 적자를 내면서 기념관은 '혈세 먹는 하마'가 돼 버렸다. 현재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평일은 3~5명, 주말은 15~20명 등 하루 평균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군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에만 54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올해도 당초예산에 지원금을 3200만 원 편성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념관을 찾는 관광객이 적은 이유는 접근성이 좋지 않은 데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념관을 찾으려면 시내에서 승용차를 이용해도 1시간이 넘게 걸린다. 시내버스는 한 대뿐인데 하루 4차례 운행한다. 전시 자료는 영화 촬영 사진 몇 장이 전부다. 다목적실에서 DVD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지만 모두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 가족이 함께 볼 수는 없다.

게다가 방화 촬영지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세트장 하나 보존돼 있지 않다. 영화 배경이 됐던 초가 한 채만 달랑 남아 있는데 이마저도 보존 상태가 나빠 관광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관 초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했지만 몇 달 만에 손을 놓고 말았다.

군은 어쩔 수 없이 현재 직영하고 있다. 관리요원은 기간제 근로자 1명뿐이다. 군 관계자는 "여러 가지 운영 활성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못 찾고 있다"며 "운영 문제는 주민들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