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실패땐 피해는 분양자 몫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푸드타운사업자의 뇌물 로비 사건이 '동부산 게이트'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동부산관광단지 일대에서 불법 사전 분양 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가에 대한 정부 규제가 허술한 틈을 타 사전 분양이 벌어지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장군은 지난 12일 푸드타운 시행사인 M사가 분양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고 푸드타운 내 점포를 분양한 사실을 적발해 경찰에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푸드타운 시행사 측은 지난해 5월에도 착공 전에 분양자를 끌어모은 사실이 적발돼 경찰에 고발됐다.

문제는 M사와 같은 사전 분양 행태가 동부산관광단지 일대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주택과 달리 상가는 분양 관련 법과 행정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상가는 분양에 관한 기준이 없어 사전 분양이 동부산관광단지 일대 상가에서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며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사전분양을 하고 있지만 사업이 실패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상가 분양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부산관광단지 내 상가시설지구(24만5593㎡)에는 총 8건의 건축허가가 난 상태지만 아직 분양 신고를 거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하지만 식당가 등이 포함된 일부 판매시설은 분양 신고를 거치지 않고 사전 분양을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기장군은 파악하고 있다. 시행사 측이 사전분양에 나서는 것은 시간을 두고 사업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장군은 동부산관광단지 상업시설의 사전분양행위를 적발하기 위해 23일 뒤늦게 조사에 들어갔다.

현행법상 상가 건물의 분양 기준은 착공일이다. 착공이 이뤄진 이후에야 분양신고를 낼 수 있다. 분양신고를 해야 하는 대상은 연면적 3000㎡ 이하, 준공 이후 분양 계획을 세운 곳을 제외한 모든 건축물이다. 기장군 관계자는 "푸드타운 분양을 받은 것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라며 "분양자 모집 과정에서 사전 분양 행위가 이뤄지면 사업이 실패할 경우 분양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