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단지에도 봄꽃과 묘목 사러나온 시민들의 발길 이어져

봄의 불청객 황사와 미세먼지 대처법은 수분과 섬유질 섭취




봄은 저만치 와 있다. 이를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반짝 기승을 부리겠지만, 오는 봄을 누가 말릴까. 경칩인 6일을 기점으로 봄 소식은 이곳저곳에서 날아올 터. 벌써 봄꽃의 향기도 맡을 수 있다. 봄꽃은 부산 도심 곳곳을 수놓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들 화사한 봄꽃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지난 2일 부산 기장군 고촌양묘장으로 향했다. 양묘장은 부산시 푸른도시가꾸기사업소에서 직영으로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계절별로 꽃을 파종해 키워 서면교차로 등 주요 교차로와 도심으로 보낸다. 부산 곳곳에 향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비닐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꽃향기가 풍겼다. 대표적인 봄꽃은 팬지. 직원들은 봄꽃 출하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 봄 맞이용 팬지 12만 본을 각 구·군으로 배달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빨강, 보라, 흰색 등 알록달록한 팬지가 마음까지 환하게 밝혀주었다.

이번에 출하되는 팬지는 지난해 9월에 심어 직원들이 애지중지 가꿨다. 오는 5월 이후에는 임파첸스, 베고니아 등 초화 58만 본을 출하할 예정이다. 고촌양묘장 전용남 반장은 "지난겨울에는 큰 추위도 없어 꽃들이 잘 자라주었다"며 "봄소식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인 팬지를 보며 부산시민들이 지친 마음을 치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상구 감전동 감전야생화단지에서는 ▷섬초롱꽃 등 75종 112만 본의 다양한 야생화 구경 ▷야생화 체험해설가 설명 듣기 ▷곤충, 동물관찰 및 만져보기 등 오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남구 대연수목전시원에 가면 780종 2만 3519그루의 다양한 수목을 볼 수 있다. 또 ▷수목해설가 설명 듣기 ▷아이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뛰어놀 수 있는 숲유치원(3~12월)과 초·중학생 및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자연체험학습(4~11월)과 여름방학 나무교실(7~8월)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금정구 노포동 화훼단지에도 봄기운이 완연했다. 아네모네, 튤립, 히아신스 등 봄꽃과 묘목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시민들은 꽃에 코를 가까이 대고 향기를 맡았다. 김순덕(69) 할머니는 "집 안에만 있어서 봄이 온지도 몰랐는데 화사한 봄꽃을 보고 있으니 몸과 마음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화분과 씨앗, 텃밭용품 등 원예용품 판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www.gmarket.co.kr)에 따르면 이른 봄 날씨가 계속됐던 2월 한 달간 씨앗과 모종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꽃과 채소 모종 판매는 324%, 꽃 씨앗은 92%, 채소 씨앗 판매는 51% 늘었다. 이은희 G마켓 리빙레저운영팀장은 "2월 들어 날씨가 많이 풀리고 황사의 영향을받으면서 실내에서 관상용과 공기정화용으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식물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본격적인 봄 날씨가 찾아오면서 상품 구매가 더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부산시민공원은 직접 나만의 꽃밭을 가꿀 수 있는 '시민꽃밭' 사용자를 공개모집했다. 선정된 개인이나 단체는 이달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시민꽃밭의 총 면적은 846㎡이며 꽃밭(크기 9㎡) 94개 구역이 있다. 부산시설공단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참여의 날을 정해 각 계절마다 ▷4월 봄초화 ▷7월 여름초화 ▷9월 가을초화 ▷11월 겨울초화 모종을 나눠줄 예정이다.

부산기상청 김태희 예보관은 "이른 봄에는 일시적인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기온변화가 크겠으며 늦은 봄에는 일시적으로 고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겠다"라며 "오는 4~5월에는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보했다.

봄의 불청객인 황사와 미세먼지의 대처요령도 소개했다. 김 예보관은 "폐기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은 장시간 외출을 피하고 외출이 필요하면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며 "외출 후에는 얼굴과 손을 흐르는 물에 씻어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섬유질이 많이 든 과일, 채소 등을 먹으면 체내에 흡수된 황사먼지를 쉽게 배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