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동서고가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현행 주례램프에서 시행하고 있는 램프 미터링을 내년부터 진양램프(출근), 감전·학장램프(퇴근)로 확대(본지 지난달 9일 자 3면 보도) 할 움직임을 보이자 사상구 주민과 인근 기업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사상구 주민과 기업인들은 지난달 24일 '동서고가로 램프 미터링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최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부산경찰청에 공문을 보내 동서고가로 램프 미터링을 철회할 때까지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계획을 알렸다고 4일 밝혔다.
비대위 측은 진정서에서 "2009년 8월부터 통제해 온 주례램프도 모자라 사상 중심에 위치한 동서고가로 진입램프를 통제하는 계획이 과연 서부산권 발전정책이냐"며 "지역 균형발전에는 시와 협력하겠지만 지역차별 정책에 대해서는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산항과 사상공업지역의 물동량 수송에 기여하도록 건설한 동서고가로를 지금은 서부산권 개발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동부산권의 출퇴근용으로 전락시키려 한다며 반발했다.
박종우 비대위 사무국장은 "사상지역 3000여 기업체와 25만 구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과연 올바른 교통정책인가 묻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동서고가로뿐 아니라 가야로(하부도로)도 교통체증이 심각한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며 "교통량 분산을 위해 낙동강 횡단 3개교(대저 사상 엄궁)를 조기에 건설하고 사상 시내~백양대로의 연결도로를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비대위 측은 부산시 등 3개 기관에 오는 10일까지 입장을 밝히도록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시 홍기호 교통국장은 "최근 퇴근 시간대에 맞춰 동서고가로와 하부도로에 차량을 동시에 보내 비교했더니 동서고가로쪽이 훨씬 빨랐다"며 "이 상태로 학장·감전램프까지 미터링을 확대하면 하부도로가 심각한 교통정체에 시달릴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램프를 모니터링해 본 결과 사상지역에서 퇴근 시간대 10초에 1대꼴로 2000여 대의 차량이 동서고가로에 진입했다"며 "이들의 동서고가로 진입을 무작정 막는 것은 가혹한 면이 있다고 판단돼 부산경찰청과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램프 미터링(Ramp metering)
교통수요관리방안의 하나로 본선의 하류부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특정 진입램프의 신호제어를 통해 진입교통량을 제어하는 방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