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정경진(오른쪽)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핀란드 국영항공사 핀에어의 주하 아르비넨 부회장이 부산~헬싱키 직항 취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미주·동유럽에서도 관심 보여
- 신공항 유치땐 취항 급증 기대

부산~북유럽 간 직항노선이 가시화(본지 지난 2일 자 1면 보도)하면서 미주와 동유럽도 김해공항을 향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실제 장거리 노선 취항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핀란드 국적항공사 핀에어의 주하 아르비넨 부회장 일행은 3일 부산시청에서 정경진 행정부시장을 예방하고 부산~헬싱키 직항노선 개설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나눴다. 핀에어 측은 이날 시와의 협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채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는 부산~북유럽 직항노선을 경쟁사에 노출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공항과 직항노선을 추진하는 항공사는 미주와 동유럽에도 있다. 이들 항공사는 경영 전략상 기밀 유지를 시에 당부했지만, 언제든 여건이 되면 직항노선 취항에 뛰어들 태세다.

그러나 현재 김해공항은 활주로가 좁고 이륙 방향에 신어산이 있어 항공기 최대 이륙중량이 231t으로 제한돼 있다. 제대로 수익이 나는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려면 A380(560t) B747-300(440t) AN124(405t) 등 대형 항공기를 띄워야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핀에어 측도 이런 제한 탓에 A333-300(217t) 기종 이하의 항공기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신공항 건설이 다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선 이번에 추진 중인 부산~헬싱키 노선 파급효과만 봐도 신공항 당위성이 확인된다. 헬싱키공항은 전체 여객의 96%가 환승 수요로, 이 노선이 뚫리면 헬싱키를 거쳐 아시아~유럽 간 가장 빠른 이동이 가능해진다. 공항이용료만도 단거리에 견줘 10배가량 많은 돈을 버는 것은 물론이고 환승 승객을 대거 확보하는 이점이 있다. 헬싱키를 거점으로 유럽 전역으로 항공 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다.

부산시 김부재 신공항추진단장은 "현재 양방향 기준 주당 70회 운항하는 부산~후쿠오카 노선이 조만간 100회가량으로 확대된다. 신공항을 건설해야 후쿠오카~유럽 승객도 우리가 흡수할 수 있다"며 "외국 항공사들이 김해공항 경쟁력을 눈여겨 보고 있다. 신공항만 유치하면 장거리 취항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