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5월 수익용 부지 전환 신청
- 아파트 등 주거용지 활용에 무게
- 區, 해양플랜트단지 건립 희망

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국어대학교 일원 개발제한구역이 도시계획상 '학교 시설'로 지정(본지 지난 달 27일 자 9면 보도)돼 캠퍼스 완전 이전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남구 우암동 캠퍼스 개발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기간 방치 때 슬럼화를 우려하는 주민은 최대한 빠른 개발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땅 소유자인 부산외대 측과 담당 자치단체인 남구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 당분간 주민 기대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산외대는 이르면 오는 5월 교육부에 교육용 부지로 지정돼 있는 우암동 51의 3 일원 12만8164㎡의 수익용 부지 전환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부산외대는 수익용 부지로의 전환과 함께 중단됐던 우암동 캠퍼스 개발을 위해연구용역을 재개할 방침이다. 대외적으로는 용역 결과에 따라 개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게 부산외대의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아파트 등 주거용지로 활용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역의 몇몇 건설사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남구는 이곳에 해양 플랜트 연구단지 건립을 원하고 있다. 남구는 지난해 부산시에 '부산외대 우암동 캠퍼스 활용 방안 건의' 공문을 통해 시가 구상 중인 '부산 창조혁신 복합단지'에 우암동 캠퍼스 부지를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기간 방치 때 지역 슬럼화 및 상권 침체가 우려되는 만큼 해당 부지에 해양분야 연구소와 창업지원 센터 등 해양 플랜트 사업과 연계한 연구소, 기업 유치에 시가 적극 나서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남구의 희망대로 연구단지를 건립하려면 땅값이 큰 걸림돌이다. 남구가 최근 가감정을 벌인 결과 부지 가격이 555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부산외대 측은 우암동 캠퍼스의 가치가 최소 8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 모두 정확한 감정을 하지 않았지만 200억 원 이상의 차이가 있는 셈이다. 남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우암·감만·신선대 부두, 자성대 부두, 문현금융단지, 북항 재개발 구역과 인접해 있으며 구도심과 서부산·북부산·동부산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에 있어 연구단지로 최적지"라고 말했다. 부산외대 관계자는 "사유지에 대해 남구가 이런저런 요구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30년 넘게 동고동락한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외대는 1982년 3월 우암동 캠퍼스에서 개교해 199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지난해 3월 남산동 시대를 열었지만 법정 교지 면적의 68.9%밖에 확보하지 못해 이원 캠퍼스 체제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