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 남산동 부산외국어대학교 일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도시계획상 '학교 시설'로 지정됐다. 이는 전국 최초 사례로, 부산지역 대학 상당수가 그린벨트인 산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부산시는 남산동 857의 20 일원 부산외대 부지 6만3592㎡ 그린벨트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학교 시설로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그린벨트 '원형 보존'을 전제로 했으며, 따라서 해당 부지의 개발행위는 일체 금지된다.

시는 2008년 2월 부산외대가 학교를 옮길 수 있도록 남산동 857의 1 일원 14만4916㎥의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부산외대는 이곳에 새 건물을 지어 지난해 3월 개교했지만, 법정 교지 면적의 68.9%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부산외대와 시는 법정 면적을 채우려고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추진했지만, 특혜 의혹이 불거진 데다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 차질을 빚었다. 국토교통부 역시 추가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결국 부산외대는 남구 우암동 옛 캠퍼스에 대학원과 기숙사 등을 남겨둬야 했다. 당시 교육부는 부산외대 학생 정원 8128명 중 5920명만 이전을 승인했다. 이 때문에 부산외대는 교육부 실사 때 양쪽 캠퍼스의 정원을 맞추려고 버스로 학생들을 급히 실어나르는 '편법'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법을 찾지 못하던 시는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해 "부지 원형을 보존하는 조건으로 그린벨트 해제 없이 학교 시설로 지정할 수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시는 이후 주민과 시의회 의견 수렴을 거쳐 이번 도시계획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부산외대는 우암동 시대를 완전히 접고 남산동 시대를 열게 됐으며, 옛 우암동 캠퍼스 부지 개발 논의에도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시계획 결정은 원활한 학사 운영을 위한 것"이라며 "개발행위를 허용한 건 결코 아닌 만큼 산림 훼손이 없도록 감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