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속 어겨 시민을 우롱" 목소리

경남 창원시가 3개 구청사와 통합 소방본부, 산업사 박물관 등 일부 대형 공공시설 건립을 보류하기로 했다. 재정난 타개를 위한 공공시설 구조조정이다. 하지만 통합 지역 간의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시설 조기 건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반발이 예상된다.

창원시는 최근 20억 원 이상의 공공시설 건립 사업(28곳)을 대상으로 정밀심사를 벌여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창원보건소, 동부스포츠센터, 마산스포츠센터, 이순신 국제센터 등은 적기에 사업을 끝내기로 했다. 그러나 마산회원구청과 창원 의창구청, 성산구청 등 3개 구청사와 통합 창원시소방본부, 산업사 박물관 등 신축 사업은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시는 이들 사업이 시급성을 요하지 않는 데다 막대한 예산이 든다는 이유를 댔다.

시 관계자는 "신축이 예정된 28개 공공시설의 총 사업비는 5577억 원(시비 4267억 원)에 이른다"면서 "시의 연간 가용재원이 평균 250억 원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 시설을 모두 짓는데 15년 이상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의 공공시설 구조조정 배경에는 마산·창원·진해 3개 시 통합 과정에서 지역균형발전 명목으로 사업이 마구 추진됐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의 재정난은 이해하지만 통합 정신을 내세워 지역별 공공시설 건립을 약속해놓고 이제 와서 건립을 미루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옛 진해 주민들은 "창원시소방본부를 진해에 건립기로 하고 부지 확보에 이어 설계까지 마친 상태에서 사업을 후순위로 미루는 건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