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항 재개발지 11만㎡ 부지 희망
- 카지노 신용불량자 등 출입제한
- 건립땐 5만366명 고용효과 기대

부산 북항 재개발지역에 5조 원의 투자 의향을 밝힌 세계 최대 카지노 그룹 '라스베이거스 샌즈'(본지 지난 13일 자 1면 보도)가 국제회의·쇼핑·숙박·카지노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복합리조트의 밑그림을 공개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복합리조트는 부산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샌즈 그룹 계열사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의 조지 타나시제비치 사장은 13일 부산시청에서 투자 설명회를 열어 "마이스(MICE)와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가 어우러진 복합리조트(조감도)를 북항에 짓겠다"고 선언했다. 타나시제비치 사장은 또 "복합리조트가 부산의 국제 컨벤션 도시 명성을 굳히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샌즈 그룹은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내·외국인 '오픈 카지노'에 대해선 "다소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샌즈 그룹의 계획을 보면 카지노는 철저한 '제한적 출입 시스템'을 갖춘다. 파산자·채무자·신용불량자·전과자이거나 가족 또는 제삼자(이웃)의 요청이 들어온 사람은 출입을 제한하는 '싱가포르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카지노 입장이 불가능한 '블랙 리스트' 유형은 한국 실정에 맞게 다시 조정한다는 게 샌즈 그룹의 구상이다. 이는 그동안 시가 제안해온 '세미 오픈 카지노'와 비슷한 개념이다.

샌즈 그룹은 이 밖에도 260여 회의실을 완비한 컨벤션센터,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쇼핑시설, 최고급 호텔, 공연장, 전시실 등으로 복합리조트를 꾸미겠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해양 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복합리조트 디자인도 내보였다. 샌즈 그룹은 복합리조트 부지로 오페라하우스 예정지 인근인 북항 재개발 1단계 4-2블록 11만4224㎡(3만4613평)를 희망했다.

시 역시 이미 복합리조트 건립에 따른 경제효과와 외국의 동향에 대해 조사를 마쳤다. 시는 복합리조트가 들어서면 생산 7조6000억 원(자동차 13만 대 생산 분량), 소득 1조1000억 원, 부가가치 3조5000억 원, 고용 5만366명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별·소득세 징수효과도 상당하다. 싱가포르는 마리나베이샌즈를 통해 연간 3893억 원의 세금을 걷고 있다.

시는 이에 따라 해양경제특별구역에 한해 카지노에 내국인 입장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도록 관광진흥법 개정 및 특별법 제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부산항만공사와 샌즈 그룹 간 부지 매입·임대 협상도 행정적으로 돕는다는 방침이다. 서 시장은 "중국 등 아시아 관광객 유치와 부산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복합리조트 유치를 정부와 협의하겠다"며 "카지노를 내국인에게 무제한으로 허용하지 않겠다는 건 시와 샌즈 그룹의 생각이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