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보건의료기본법 제1조에는 '보건의료에 관한 국민의 권리·업무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정하고 보건의료의 수요 및 공급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해 보건의료의 발전과 국민의 보건 및 복지의 증진을 꾀하고 있다.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실시돼 현재에 이르지만 한국 병원들은 자유방임형 의료제도로 공공부문이 취약하다. 한국이나 미국을 제외한 세계 대부분의 병원들은 정부가 소유한다. 복지국가는 교육 의료 주거 부문의 공공성 강화를 특징으로 한다. 때문에 의료자원의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보건소 요양원 등 공공의료기관의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민의 건강지표는 전국 최하위 수준인 반면 공공의료 인프라는 취약한 편이다. 유일한 공공의료기관인 부산의료원이 차지하는 의미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런 부산의료원이 하루 외래환자 1000명 시대를 맞았다. 부산의료원 입장에서 외래환자 1000명은 일정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공공의료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수익성까지 높였으니 여간 대단한 일이 아니다.

부산의료원의 이 같은 성과는 곧 의료원 수준이 향상됐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음을 의미한다. 의료 시설 개선은 물론 의료진의 수준 향상을 위한 의료원의 그간 노력이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비용은 저렴한데 의료서비스 질은 높으니 시민들이 많이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부산의료원이 수익성에 집착하지 않고 본연의 기능인 공공의료를 강화한 것도 이미지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지난해 공공의료연구소 설립에 이은 체계적인 공공의료 프로그램 실행은 시민의 요구에 상당히 부응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공공보건의료정책은 기존의 공공보건의료기관들을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더해 민간의료기관들을 공공보건의료 수행기관으로 지정함으로써 이들에게 공공보건의료 기능을 수행하게 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점차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요구하는 추세다. 공공의료 수준도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는 의미다. 부산의료원은 공공성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의료서비스 수준을 꾸준히 향상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여름 한 나무에는 잎사귀가 우거졌습니다. 그런데 한 그루의 나무에서 자란 잎인데도 위쪽 잎사귀와 아래쪽 잎사귀들은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아래쪽 잎사귀는 위쪽 잎사귀가 가리기 때문에 해와 달, 별, 구름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투정했습니다. 위쪽에 있는 잎사귀는 아래쪽 잎사귀 때문에 개미나 강아지 등을 볼 수 없다고 툴툴거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쐐기벌레들이 나무 위로 올라왔습니다. 잎사귀들은 서로 저편이 맛있다고 일러바쳤고, 쐐기들은 아래위 닥치는 대로 갉아먹었습니다. 그래서 그해에 나무는 죽을 뻔했습니다. 이듬해 새들이 날아왔습니다. 잎사귀들은 새들에게 쐐기들을 다 잡아먹으라고 부탁했습니다. 그해에는 나뭇잎이 아주 싱싱하게 우거졌지만, 다음 해 봄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꽃이 피었는데 나비가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는 것입니다. 쐐기가 다 죽은 탓이었습니다. 나비가 오지 않자 열매도 맺지 않았습니다. 그 이듬해, 잎사귀들은 싸우지 않았고 쐐기가 숨으면 새들에게 일러바치지도 않았습니다. 다음 해 봄, 활짝 핀 동산에 호랑나비들이 날아들었습니다. 나뭇잎은 우거지고 탐스러운 열매가 열렸습니다.

보잘것없는 벌레들도 각자의 역할을 합니다. 그만큼 생명은 소중한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질병의 아픔으로 고통받으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연 국가는 국민이 질병의 아픔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양한 자료를 찾아보고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글로 써 봅시다. 600자 내외.

용수초 교사 신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