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됐다. 이 법은 아동에 대한 학대 행위는 성장 단계에 있는 아동의 정서 및 건강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길 수 있으므로 그 대상이 성인인 경우 엄격한 처벌과 긴급한 조치 및 보호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아동학대에 대한 강력한 대처와 예방을 통해 아동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CC(폐쇄회로)TV를 통해 확인되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그렇다면 아동학대는 왜 줄어들기는커녕 해마다 늘어나기만 하는 것일까. 흔히들 아이는 그 사회의 미래라고 한다. 그만큼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존재다. 하지만 아동학대에 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그렇지 못하다. 아동학대는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폭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무시하고 통제하려는 것도 일종의 아동학대와 다름없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는 것이다. 아이들을 통제와 소유하는 존재로 보는 어른 인식도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의 원인 중 하나다.

정부가 아동학대 방지책으로 어린이집 CCTV 의무 설치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문제가 불거질 때 법적 증거로 유용할 뿐 평상시 CCTV가 정말 아이를 지켜줄지 알 수가 없다. 문제가 불거진 인천 어린이집이 정부의 '우수 어린이집'으로 인증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정부의 인증이 실제 운영 실태와 무관해 우수 보육시설에서조차 아동학대가 벌어지는 것이다.

전국 최초로 아파트 단지 부모협동조합 방식의 어린이집이 울산에서 운영되고 있다. 유아를 둔 부모가 조합을 구성하고 구청의 인가를 얻어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입주민 부모가 직접 운영하는 어린이집이라 주민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기본적 시설인 CCTV가 교실, 놀이터 등에 촘촘히 설치돼 있다. 또 조합원인 부모들이 교사 관리를 하기에 교사 자질에 대한 시비가 사라짐으로써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 심각성을 인식한다면 울산의 협동조합 어린이집이 왜 부모들이 관심을 갖는지 고민해야 한다.

CCTV라는 단기 처방도 중요하나 부모들이 믿고 맡길 공립어린이집 수를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이는 문제가 불거진 곳이 민간 및 가정 어린이집이라는 데서 답이 나온다. 현재 전국적으로 4만3742개 어린이집 중 절대다수인 87.2%가 이들 시설이다. 부모들로선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이번 사태로 국가인권위조차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이를 일과성으로 넘길 게 아니라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어린이 사설 쓰기

1959년 유엔 총회에서 선포된 '세계 아동 인권 선언'에는 아동에게 주어져야 할 의무와 권리에 대해 총 10개로 밝히고 있는데 그중 이런 내용이 있다.

아동의 인격이 완전하고도 조화롭게 발달하려면 사랑과 이해가 필요하다. 아동은 가능한 한 부모의 책임 아래 보호를 받으면서 사랑이 넘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안정된 환경 속에서 성장해야 한다. 나이 어린 아동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 어머니와 격리돼서는 안 된다. 사회와 공공 기관에서는 가족이 없는 아동과 적절한 생계 수단이 없는 아동에게 특별한 보호 조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이기에 아이들 각자가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한편 완전하지 못한 인격체이기에 어른들에게는 아이들이 온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랑을 쏟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는 친구들은 있지 않나요. 과연 그런 친구들을 위해 우리나라 어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방법을 조사하고 자기 생각을 써 봅시다(600자 내외).

용수초 교사 신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