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전산망 조작·부당징수 혐의
- "선거 앞둔 흑색선전 음해" 반박

경남 창원시의 모 지역농협이 대출금 가산금리를 몰래 올리는 방법으로 20억 원가량의 이자를 더 챙겼다는 고발이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 농협의 전 지점장 등 2명이 A 조합장과 B 상임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의 수사를 창원중부경찰서에 지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고발장에서 이 농협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2월 양도성 예금증서(CD) 연동 대출금의 기준금리가 떨어지자 내부전산망을 조작해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법으로 20억 원가량의 대출이자를 부당징수해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A 조합장과 B 상임이사가 당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8개 지점장과 대출담당자들에게 가산금리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A 조합장은 '3000억 원에 달하는 전체 대출금 중 CD 연동 대출이 70%를 차지해 이대로 방치할 경우 경영 악화가 우려된다'며 가산금리를 상향조정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지점장과 직원들이 한 달에 걸쳐 2.4%이던 가산금리를 1%포인트 올린 3.4%로 전산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가산금리를 조작했다고 고발인들은 주장했다. 고발인들은 또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CD 금리 변경에 고객이 동의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농협 본점에 제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CD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인 CD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한다. CD 금리는 3개월마다 변동하지만, 가산금리는 원칙적으로 고객의 동의 없이는 변동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A 조합장은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흑색선전으로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2002년부터 조합장으로 재직해왔지만 2006년 이후에는 전문경영인(상임이사)을 둔 상태"라며 "이 같은 지시를 한 적도 없거니와 금리 조작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고발인들에 대해 보충조사를 벌인 뒤 대출 관련 서류를 확보해 농협 대출담당자와 피고발인들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