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시간에 대한 갈등으로 야시장이 휴업에 들어가면서 25일 오후 부산 중구 부평깡통시장에서 야시장 매대가 사라졌다. 홍영현 기자

'국내 1호 상설야시장'인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이 지난 23일 운영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영업을 중단(본지 지난 24일 자 5면 보도)한 데 이어 25일까지 사흘째 휴업하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시가 중재에 나서 26일 일단 개장한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개장 시간을 합의하지 못해 사태 해결 전망은 현재로써는 불투명하다.

점포 상인이 시장 혼잡 등의 이유로 야시장 개장 시간을 오후 8시로 늦춰달라고 요구했고 야시장 상인들이 이에 반발하며 스스로 영업 중단을 선언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부산시와 중구청, 부평깡통시장 상인회는 중재에 나서 영업 재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부평깡통야시장 상인들은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인 24, 25일 영업을 중단했다. 개장을 1시간 늦춰달라는 점포 상인들의 요구가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지난 24일에는 상인회가 '야시장 폐장'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야시장에 3장이나 내걸었다가 몇 시간 만에 철거했다. 현수막은 상인회 측이 야시장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광객이나 시민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갈등은 야시장이 전국구 명물로 떠오르며 촉발됐다. 2013년 10월 야시장 개장 이후 하루 평균 50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지만 점포 상인의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시장 운영 초기 '함께 잘 해보자'며 자신의 점포 앞에 야시장 매대가 서는 것에 우호적이었던 상인들도 밀려드는 방문객으로 시장이 혼잡해지자 불만이 고조됐다.

한 야시장 상인은 "오후 8시 이후에는 방문객이 급격히 줄어든다. 그때 개장하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말이다"라며 "정당하게 허가받고 장사하면서도 점포상인의 눈치를 보며 요구 사항을 군말 없이 따랐다. 언제까지 우리가 죄인 취급 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휴장 소식을 모르고 야시장을 찾았던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이모(여·29·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던 상황에서 상인 간의 갈등으로 야시장이 개장을 못해 안타깝다"며 "상인들이 조금씩 양보하고 부산시와 중구청이 중재에 나서 다시 야시장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이날 상인회 측과 야시장 상인 측 대표를 모아 중재에 나섰다. 정진학 시 경제통상국장은 "일단 상인회장으로부터 26일에는 개장한다는 약속을 받은 상태"라며 "시에서도 관심을 갖고 상생 해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