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부산 서동예술창작공간에서 금정구와 아동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이 주최한 '신생아 살리기 모자뜨기' 행사에서 초등학생이 즐겁게 뜨개질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kimsh@kookje.co.kr

부산 금정구 초등학생들이 아동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에 도전했다. 체온 상승효과가 있는 털모자는 우간다, 에티오피아, 타지키스탄에서 태어난 28일 미만 신생아들에게 전달돼 저체온증과 폐렴 등을 예방하는 데 쓰인다.

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께 금정구 서동 서동예술창작공간 1층 강의실에 초등학생 11명이 뜨개질을 배우러 모였다. 두 아들을 데리고 강의실을 찾은 김상현(여·40·금정구 장전동) 씨는 "아이들에게 봉사의 개념을 알려주고 싶어 프로그램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뜨개질 전문강사 윤슬아 씨가 빨간 상자 하나씩을 건넸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자를 뜯었다. 안에는 알록달록한 털실 두 개와 대바늘이 들어 있었다. 윤 씨는 "이 털실로 모자를 만들어 아기들에게 선물할 거예요"라고 설명했다.

뜨개질의 기본은 '코잡기'다. 윤 씨가 먼저 대바늘에 여러 개의 매듭을 만드는 시범을 보였다. 아이들의 손은 시작부터 갈팡질팡했다. "이게 아닌데." 정태우(12) 군이 초록색 털 뭉치를 들고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윤 강사가 재빨리 다가가 도왔다.

박시연(여·13) 양은 "바느질로 꿰매는 건 몇 번 해봤는데 이건 완전히 다르다"며 "몇 번이나 실이 풀렸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실을 잡았다. 윤 강사는 "처음에는 어른도 많이 헷갈린다"며 "익숙해지면 금방 잘할 수 있다"고 아이를 다독였다.

뜨개질 경험이 있는 아이도 있었다. 기나은(여·10) 양은 "유치원 때부터 뜨개질을 해봤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옆에 앉은 친구가 어려워하자 직접 시범을 보여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털실이 엉키고 풀리기를 반복했지만, 아이들은 두 시간 내내 꼼짝 않고 앉아 남다른 집중력을 보였다. 박세진(여·13) 양은 "내가 만든 모자를 쓰고 아기들이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금정구 '토요 스쿨'이 지원하며, 지난 24일부터 매주 토요일 총 4회에 걸쳐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