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전성에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산 기장군 해수담수화 시설 전경.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해수의 나트륨·불순물 등 제거
- 먹는 물로 바꾸는 담수화 기술

- 원전 있는 기장 바닷물 정화
- 기장·송정에 공급 한다는 계획
- 방사성 물질 검출 안됐다지만
- 주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어

부산시 기장군의 해수담수화 시설이 해운대구 송정동까지 공급될 예정이라고 밝혀짐에 따라 기장군과 송정동 주민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최근 보도됐다.

해수담수화(海水淡水化)란 바닷물을 식수로 걸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수도꼭지만 틀면 언제든지 물을 이용할 수 있는데 왜 굳이 바닷물을 수돗물로 정화하는 기술을 도입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한국은 세계적인 '물 부족 국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에서는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을 계산해 물 기근 국가(1년간 물 사용 가능량 1000㎥ 미만), 물 부족 국가(1년간 물 사용 가능량 1000㎥ 이상에서 1700㎥ 미만), 물 풍요 국가(1년간 물 사용 가능량 1700㎥ 이상)로 구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미 1993년에 한 사람이 1년 동안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이 1470㎥로 물 부족 국가에 포함됐고, 2000년 역시 1488㎥로 물 부족국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이러한 가운데 바닷물을 먹는 물로 전환하는 기술인 해수담수화 시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의 경우 바닷물을 먹는 물로 전환한다면 물 부족 국가에서 물 풍요 국가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러한 해수담수화 기술에 대해 주민은 반대하는 걸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해수담수화 시설에 대해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해수담수화란 무엇일까?

바닷물 안에는 염분(나트륨)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이 포함돼 있어, 먹는 물은 물론 공업용수로도 활용하기 어렵다. 해수담수화 기술은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물질을 제거해 우리가 직접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하는 것을 말한다.

바닷물을 먹는 물로 전환하는 기술은 의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옛날 선원은 배 안에서 마실 물이 늘 부족했기에 놋쇠 항아리에 바닷물을 담아 끓이고 항아리 주둥이에 걸쳐 놓은 스펀지에 증발된 수증기를 모은 후 축축해진 스펀지를 짜서 그 물을 마셨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군인에게 공급해야 할 물이 부족하자 본격적으로 해수담수화 기술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이러한 해수담수화 기술에서 선진국에 포함된다. 두산중공업이 아랍에미리트에 건설한 해수담수화 시설은 세계 최고 기술로 손꼽히며,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수담수화 기술, 뭐가 문제일까?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는, 해수담수화는 물 부족국가인 한국에게 매우 필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장군과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은 왜 이에 반대하는 걸까.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기장 앞바다의 바닷물이 수돗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바다로 배출되는 물질 중에는 '삼중수소'라는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방사성 물질은 정수 과정을 통해 제거될 수 있지만 삼중수소는 한국의 앞선 해수담수화 기술로도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를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갑상선암 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정밀검사를 시행한 결과 삼중수소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안전한 물'을 먹고자 하는 주민 입장에서는 불안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주민 반발로 기장군과 해운대구 송정동의 해수담수화 시설은 지금 당장 시행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더 정밀한 검사를 통해 주민에게 안전한 수돗물이 공급될 방안을 찾길 기대한다.


# 기사를 읽고

기사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친구에게 해수담수화 시설이 무엇이며, 왜 주민이 반대하는지에 대해 설명해볼까요. 빈 칸을 채워봅시다.

-해수담수화란 ( ① )을 ( ② )로 걸러주는 기술이야.

-한국은 국제인구행동연구소가 발표한 ( ③ )국가에 해당되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우리가 마실 물이 줄어들거야.

-한국은 3면이 ( ④ )로 둘러싸였기에, 해수담수화 기술을 활용하면 ( ③ )국가에서 물 풍요국가로 올라설 수 있을거야.

-그런데 기장군과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이 해수담수화 시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기장 앞바다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바다로 배출되는 물질 중 ( ⑤ )가 포함돼 있을 수 있기 때문이야. 다행히 검사 결과 ( ⑤ )는 검출이 되지 않았지만, 안전한 수돗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정답 ① 바닷물, ② 먹는 물, ③ 물 부족, ④ 바다, ⑤ 삼중수소

박선미 동의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강사

김정덕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 NIE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