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문화마을과 산복도로에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관광객도 쉬어갈 수 있는 민박시설이 속속 들어선다. 관련법이 개정돼 마을기업이 운영하는 민박업소는 내국인 관광객에게도 숙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하구는 오는 5월 감천동 감천문화마을에 도시형 민박 '체험형 주택'이 들어선다고 4일 밝혔다. 구는 지난달부터 예산 10억9000만 원을 들여 빈집 7곳을 사들여 증·개축 중이다. 체험형 주택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 1960·1970년대 생활상을 재현해 관광객이 과거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천문화마을은 지난해에만 75만 명이 다녀갔지만 하루 넘게 머물기는 어려웠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골목이 좁아 소방법 등의 문제로 숙박업을 할 여건이 안 됐기 때문이다. 또 현행 관광진흥법으로 외국인 전용 숙박업은 가능하지만 내국인 숙박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돼 내국인 대상 숙박업이 가능해졌다. 운영을 맡은 감천문화마을 주민협의회의 전순선 사무국장은 "연탄·장작불 등 추억을 체험할 수 있게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하구는 하루 숙박비를 1만5000원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에도 오는 3월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는 도시형 민박집이 문을 연다. 동구는 이 지역에 '산복도로 도시 민박촌'을 조성하기로 하고 20억 원을 들여 빈집 50곳을 새로 단장한다. 부산시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이바구길'을 만들면서 해마다 50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