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을 맞은 5·18 기념재단이 신임 이사장 선출에 이어 조직개편 과정에서 계약직 해고 문제로 이사장과 직원 간 갈등까지 불거지며 흔들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28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재단 측은 최근 진실조사팀과 교류연대팀의 계약직 직원 2명에 대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해고를 통보했다.

동료 직원 10여명은 통상 2년 이상 근무한 계약직은 계약 연장을 거쳐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해왔는데 이들만 해고 조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오재일 이사장에게 고용 안정을 보장해달라는 청원을 담은 서명서를 제출했다.

기념재단 직원들은 상임이사와 사무처장, 총무기획·교류연대·교육문화·진실조사팀 등 4개 팀으로 꾸려진 재단에서 상임이사 등 4명만이 정직원이고 9명은 무기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며 해고 통보를 받은 2명을 포함한 3명은 2년 계약직으로 근무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직원들은 "내년 1월 임기 종료를 앞둔 오 이사장이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계약직 2명을 이사회 통과도 없이 개인적으로 조직개편을 하겠다며 해고하는 것"이라며 이날 중으로 이사들에게 직원들의 입장과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담은 안내 메일을 발송하는 한편 성명서 발표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말 그만둔 또 다른 직원 역시 이사장과의 업무 갈등 등이 주된 이유였다고 주장했다.

오 이사장은 29일 이사회에 조직개편 안건을 상정해 이사들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오 이사장은 그동안 재단 채무가 90억이 넘는 상황에서 인력 구조 개편 등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제대로 된 인사평가 없이 무기계약직 전환이 이뤄져 온 점 역시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러나 직원들은 16명의 업무량과 연구 등에 필요한 경력과 학력, 외국어 능력 등을 고려하면 연급여 6억원대는 물론 고용 신분 역시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주장해 갈등의 골이 연내에 좁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념재단 측은 개정된 정관에 따라 변경된 방식으로 지난 15일 안병욱(66) 가톨릭대 명예교수를 제12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으나 실제 사전 동의도 거치지 않아결국 당사자가 이사장직을 고사함으로써 위상 추락을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념재단 측은 29일 오후 다시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 선출 안건을 재의결하고 조직개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일부 재단 관계자들은 설립 초기 인력이 부족해 임직원들의 희생으로 운영되면서 뚜렷한 고용·업무 평가 기준이 없었다며 앞으로 직원들의 업무 능력과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보상하는 제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념재단의 한 관계자는 "20년 역사를 가진 조직에서 이렇게 허술하게 이사장을선출하고 직원 인사 기준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것은 사실 창피한 일"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재단 운영과 관련한 제도적 기틀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