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한 시민이 안전시설이 없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방파제를 위험하게 걷고 있다. 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안전사고 대책 미처 마련 못해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돌출형 방파제가 생겨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식 준공이 나지 않았는데 낚시꾼과 관광객이 드나들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난다. 낚시꾼이 버린 쓰레기로 환경이 훼손됨은 물론 안전시설이 아직 설치되지 않아 사고 가능성마저 높다.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미포항 방향 해운대해수욕장 끝에 길이 120m 폭 10m의 대형 방파제가 위용을 드러냈다. 한산한 해수욕장 분위기 속에 10여 명의 관광객과 낚시꾼이 모여 망중한을 즐겼다.

방파제는 계단형으로 평탄했다. 안전 난간이 없으므로 관광객은 방파제 역할을 하는 바위 사이로 제멋대로 드나들고 있어 위험해 보였다. 갈매기에게 과자를 던져 주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도 있었다.

전북 전주에서 온 대학생 김모(28) 씨는 "갈매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방파제 끝까지 가봤다"며 "파도가 잔잔해 위험해 보이지는 않지만, 야간에 술에 취한 사람은 물에 빠질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바위틈에는 낚시꾼이 버린 어망이나 비닐봉지, 소주병이 보였다. 낚시하던 박모(48) 씨는 "이곳은 바다 가까이서 낚시를 즐기기에 좋다"며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추태는 없어졌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연안정비사업 중 하나로 해운대 해수욕장에 돌출형 방파제를 건설 중이다. 미포항에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방향으로 뻗어 있다. 해운대 모래 유실을 막는 것이 주목적이다. 여기에 누구나 방파제 위에 올라서 해수욕장 주변 절경을 감상하도록 친수공간으로도 설계했다. 전체 예산은 10억 원으로, 내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용승인이 나지 않았는데도 낚시꾼과 관광객이 드나들도록 관리가 부실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낚시꾼이 버린 쓰레기가 가장 큰 골칫덩이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공사 준공일이 아직 남아 있다. 해수욕장 개장 이전까지 핸드 레일 등 안전 시설물을 설치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