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치면 왕복 통행료 2800원
- 경찰도 市에 화살표 개선 요청

부산 남항대교와 부산항대교를 잇는 '영도 연결도로'의 허술한 이정표와 도로 구조 탓에 운전자들이 아찔한 상황을 자주 겪고 있다. 부산항대교와 영도구 진입로로 갈라지는 지점 바로 코앞에 이정표가 설치돼 영도구 진입로 앞에서 급제동하거나 급히 차선을 바꾸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서구 암남동에서 남항대교를 타고 영도구에 진입하는 구간을 차량으로 달려봤다. 이정표는 모두 두 개. 부산항대교와 태종대를 표시한 것이다. 별도로 도로 바닥에는 '영도'라는 큰 글씨가 표시돼 있다.

문제는 연결도로 이정표로 인해 운전자들이 혼란을 겪거나 위험한 상황을 맞는 게 잦다는 사실이다. 남항대교 2차로에서 부산항대교 연결도로와 영도구 진입구간을 불과 50m 앞둔 지점에서 차로는 4차로로 갑자기 넓어진다. 이정표도 이 지점에 설치됐다. 이 짧은 구간에서 영도구에 진입하려는 차량은 차선을 빨리 바꿔야 한다. 도로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는 헷갈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연결도로와 영도구 진입로 사이에 10m가량 도로 분리대가 설치돼 운전자가 도로 분리대 바로 앞에서 차량을 급제동한 뒤 영도 쪽으로 진입하는 위험한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또 남항대교를 타고 서구에서 영도구로 갈 때 영도로 빠져나가는 램프는 하나뿐이다. 이 때문에 자칫 영도구 진입로를 놓치면 운전자들은 통행요금 2800원을 들여 부산항대교를 왕복해야 한다. 급제동해서라도 영도구에 진입하려는 운전자가 많은 이유다.

영도구 주민 강재성(48) 씨는 "늘 다니는 길인데 아직도 헷갈린다. 이정표 역시 연결도로 이전의 것이라 이정표 표시(직선)대로 가면 부산항대교로 가게 돼 혼란스럽다. 지난달에는 연결도로와 진입로 사이 도로 분리대 바로 앞에서 급정거 한 차량 탓에 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영도경찰서도 이정표 등 개선대책을 지난달 부산시에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 현장에 나가보면 위험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정표에 직선으로 표시된 영도구 진입로 화살표를 곡선으로 바꾸고 1100m·500m 지점, 진입로 입구 쪽에 이정표를 늘려 설치해 달라고 부산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관련 민원과 경찰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가능한 빨리 이정표 개선대책 등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