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주민자치회가 성공하려면 시 차원의 시범 사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발전연구원(BDI) 이정석 연구위원은 23일 발간된 BDI 정책포커스 '부산형 주민자치회 성공 모델 창출을 위한 해결 과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주민자치회는 풀뿌리 자치 활성화와 참여의식 고양에 초점을 맞춘 지역 내 주민자치조직이다. 문화와 복지 기능에 치중하고 주민자치의 구심 역할을 하지 못하는 주민자치센터의 한계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읍·면·동 행정 기능 중 일부를 직·간접적으로 수행한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와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했고, 대표성과 전문성이 강화됐으며, 지자체와 관계에 있어 보다 자유로운 것이 다르다.

현재 전국적으로 31곳에서 주민자자회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6월 동래구 안락2동과 연제구 연산1동이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안락2동 주민자치회는 기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27명에 신규 3명을 보태 30명으로 출발했다. 주력 사업은 '평생교육형 마을 만들기'로 '로하스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연산1동 주민자치회는 통장 추천과 공개 모집 등으로 총 18명의 위원으로 출발했다. 출발 당시 직능 대표는 없었으나 지난 4월 추가로 선출해 총 22명으로 증가했다. 주력사업은 '안심마을형 마을 만들기'로 안전네트워크 구축과 안전 인프라 사업을 수행 중이다.

하지만 이들 두 곳의 주민자치회는 자치위원 구성이 다양하지 못하고, 위원 참여가 저조한 것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위원선정위원회 구성원이 대부분 자생단체장인 사례가 많아 개인적 인간관계의 의해 주민자치회 위원이 선정될 소지가 높은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안전행정부는 원래 올해 말까지 시범실시하고 전면 도입 여부를 판단하려고 했으나, 최근 시도에 시범실시 연장 계획을 통보해 주민자치회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이 위원은 "전국의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현황 점검과 우수사례 발굴을 통해 해당 지역의 실정에 맞는 성공모델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수 사례는 지역복지형·안전마을형·마을기업형·도심창조형·평생교육형·지역자원형·다문화어울림형 등 7가지 모델로 나눠 찾아볼 수 있다. 각 지역의 특성과 고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간 점이 공통적이다.

이 위원은 "부산형 성공모델 창출을 위해서는 기존 방식 보완과 창의적 방식 활용 등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방식 보완 차원에서는 ▷주민자치회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 강화 ▷선진 운영방식의 벤치마킹을 통한 토착화 ▷주민자치회 관련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창의적 방식 활용에서는 ▷부산시 차원의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주민자치회 성공 모델 진단시트 개발 및 활용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이 요구된다.

이 위원은 "주민자치회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주민자치회 운영 프로그램 개발 및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차원의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위원은 "가칭 '부산시 주민자치회 설치·운영 및 지원 조례'를 기반으로 자치구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