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부터 직장인·학생까지

- 한 달 만에 695명 참여 훈풍

"승준이(13)가 음식도 제대로 씹지 못할 정도로 치아가 좋지 않아요.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치아가 완전히 허물어진다는데…. 교정비용이 너무 비싸서 속만 태우고 있어요."

장애 3급인 승준이를 돌보는 할머니가 "이번 성탄절에는 승준이가 건강한 치아를 선물 받았으면 좋겠다"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보낸 편지다. 승준이 할머니도 지체장애 2급의 몸으로 힙겹게 승준이를 보살피고 있다.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키우는 18살 소녀 지은이는 "작고 동그란 안경을 갖고 싶다"며 편지를 보냈다. 눈이 나빠져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지만, 어머니와 둘이서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는 마당이라 안경값 조차 부담이 돼 그저 참고만 있다.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성탄절의 작은 기적'을 선사하고자 시행 중인 국제신문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공동 캠페인 '제8회 산타원정대'에 온정의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후원자인 '산타원정대' 1004명을 모집하는 목표는 지난달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695명이나 참여해 절반을 훌쩍 넘겼다. 산타 695명은 아동들의 소원 성취를 위한 후원금 9090만 원과 정기 후원금 280만 원을 내놓았다. 제8회 산타원정대는 지난달 23일 이해동 부산시의회 의장이 1호 산타로 참여해 다음 후원자를 지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저명인사에서 시작해 사회 전반에 기부 문화를 꽃피우려는 취지다.

이제는 굳이 지명받지 않아도 스스로 참여하는 후원자가 더 많아졌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8일 산타원정대 일원이 된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 선수. 이 선수는 '항상 건강하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지역 아동센터 어린이 120명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장훈 부산시교육청 주무관은 모범공무원 표창 상금을 전액 내놓았고, 박귀자 절영초등학교 교장도 소원성취금을 보내왔다.

여러 기관도 팔을 걷고 나섰다. 사하구 수영구 서구 동구는 구청장이 솔선수범해 산타가 됐다. 부산 시설공단, 교통공사, 도시공사, 환경공단, 한국공항공사 부산지역본부 등 공기업은 소원성취금을 전했고 부산대 부경대 경성대 부산교대 총장과 교직원, 학생 145명도 산타가 됐다. 부산울산벤처기업 협회, 차세대기업인클럽 등 부산 기업 연합체도 회원 기업에 참여를 권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후원자를 꾸준히 모집해 다음 달 18일 해운대구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마무리 행사를 연 뒤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포장, 배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