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관계자 법적 책임 물어야"

지난 8월 25일 집중 호우 때 7명이 숨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버스 침수 사고와 관련, 경찰이 '솜방망이 처벌'로 수사를 종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마산중부경찰서는 30일 운전기사 A(52·사망) 씨에 대해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혐의로, 버스 회사 안전담당자 B(52) 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입건해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사고 버스는 정규노선을 우회해 농로로 달리다 빗물에 휩쓸리면서 버스기사와 탑승객 등 7명이 모두 숨졌다.

경찰은 A 씨에 대해서는 너비가 4m 남짓한 농로에 무리하게 진입했으며, 사고현장 30m 전방에서 5분간 주변을 관찰하고도 침수지역으로 차를 몬 것을 과실로 인정했다. 또 B 씨에게는 사고 버스 운전기사에 대해 10년간 보수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던 책임을 물었다. 반면 버스 회사인 마창여객 대표는 사고지역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는 이유로 입건하지 않았다. 또 관리감독권을 가진 창원시 교통정책과 공무원에 대해서는 창원지역 대부분의 버스회사가 보수교육을 태만히 하는 데도 적절한 행정처분을 하지 못한 과실이 있지만 사고와 관련한 법적인 책임까지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 기관통보에 그쳤다.

이에 따라 결국 이번 경찰 수사는 업체의 안전불감증과 시의 관리감독 소홀 등으로 7명이 사망했음에도 2명만 입건된 채 마무리됐다. 특히 이 가운에 버스기사 A 씨는 사고 당시 사망해 공소권이 없어 실제 입건된 사람은 1명뿐이다.

이 같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은 버스회사와 시 관계자들이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마창여객은 경영난을 이유로 경남교통문화연수원이 주관하는 운전기사 보수교육(연간 5시간)에 기사의 20∼30%만 보냈으며 이는 사고를 유발하는 단초가 됐다. 관리자에 대한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물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시 역시 도로통제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하지 않았는데도 책임소재를 따지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유족 측도 "경찰이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 공개도 하지 않더니 이런 결과를 내기 위한 것이었느냐"며 "버스기사가 사망했기 때문에 수사가 흐지부지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해 왔는데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경찰의 수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