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 도내 학교 무상급식 실태 감사 방침(본지 지난 23일 자 12면 등 보도)에 대해 도교육청이 거부의사를 천명, 양 기관의 갈등이 정면 충돌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도교육청은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도의 일선 학교에 대한 특정감사는 월권행위이기 때문에 한정된 부분 외에는 감사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도교육청의 방침은 무상급식을 위한 도비 지원액 가운데 목적 외에 사용을 한 경우에 대해서만 감사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가 중점 감사대상으로 꼽은 식재료 계약의 적정성 및 특정업체 몰아주기식 특혜 행위, 금품수수 여부 등은 감사범위를 벗어난 것이므로 수용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날 도교육청은 이런 지침을 일선 학교에 하달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도의 감사와 관련해 급식비 사용내역 외에는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마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도는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감사는 적법하다며 강행 방침을 분명히 했다. 도는 "무상급식 관련 조례 등에는 도의 지도·감독권을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권 발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감사는 거액의 도비가 제대로 사용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며 도민에 대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특히 도는 지난해의 경우 17개 시·군의 76개 학교에서 식품비로 사용해야 할 급식비 중 14억 원이 조리원 인건비와 가스료 등의 용도로 부당집행된 것이 확인됐다며 감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도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도비 1268억 원, 시·군비 1799억 원 등 3067억 원을 도내 초·중·고 무상 급식비로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