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적 있더라도 감경 불가능
- '혐의없음' 판결에도 책임 물어
- 동구, 청탁등록시스템 의무화

공무원의 청렴도를 높이고 공무원이 연관된 비리를 줄이기 위해 공무원 징계 관련 규정이 강화된다.

부산시는 구·군별로 '공무원 징계양정에 관한 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연제구와 동구 등은 입법 예고를 한 상태이며 나머지 구·군도 안전행정부의 표준안에 따라 규칙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선 표준안은 징계를 함부로 감경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등록 의무자가 재산 등록이나 주식 매각·신탁과 관련한 의무를 위반해 징계 의결되면, 공적이 있더라도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선고받은 경우에도 공적이 있다 해도 징계 감경이 불가능해진다.

또, 공무원의 범죄를 조사한 수사기관이 '혐의없음'이나 '죄가 안 됨' 결정을 통보하더라도, 그 내용이 지방공무원법상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면 징계의결을 요구하게 된다. 이는 형사 처벌과 별도로 징계 책임을 부여해 공무원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조치다. 지금까지는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이나 '죄가 안 됨'의 통보를 받으면 내부 종결 처리했다.

그러나 주요 국정과제나 규제 개혁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과실은 정상 참작할 수 있게 구체화했다. 징계 의결 요구권자가 징계위원회에 의결을 요청할 때 반드시 '규제개혁·국정과제 등 관련 업무 처리의 적극성'을 기록해 판단 근거로 제시해야 한다.

이 밖에 구·군별 시책도 있다. 부산진구는 최근 '공무원 직무 관련 범죄 고발지침'을 개정해 공금을 횡령하거나 부당 이득을 취했을 경우 반드시 고발해야 하는 범위를 확대했다. 동료의 직무 관련 범죄를 묵인한 공무원도 고발 대상이 된다.

동구는 업무 과정에서 알선이나 청탁을 받으면 거절 의사를 밝힌 뒤, 청탁자와 내용을 청탁등록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했다. 금품을 수수한 공무원은 100만 원 미만의 소액이라도 적발 즉시 공직에서 퇴직시키기로 결정했다. 동구 관계자는 "일부 공무원의 비위로 전체 공무원이 매도당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징계 관련 규정을 강화해 신뢰를 회복하고 청렴한 공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