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부당경매 환수 소송 검토

십수 년을 끌어 온 경남 양산 주진동 A 아파트의 준공검사 승인이 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대 걸림돌이었던 진입도로 개설 사안이 해결됐지만 아파트 부지 소유권 문제가 재차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21일 입주민들에 따르면 양산시의 도시계획도로 개설에 따라 조만간 주진교와 아파트 간에 길이 94m, 너비 20m 규모의 진입도로건설 공사가 추진된다. 826가구 규모의 이 임대아파트는 1997년 11월 착공에 들어갔다. 당시 국도 7호선에서 단지로 이어지는 진입도로를 개설하는 조건으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공정률 80% 상태이던 1999년 12월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도로 건설도 이뤄지지 못했다.

사전에 임대를 받았던 3개동 375가구(1공구)는 2004년 12월 가사용승인을 받아 입주했다. 2012년에는 한 업체가 4개동 412가구(2공구)를 낙찰받아 분양, 현재는 787가구가 살고 있다. 그렇지만 진입도로 미개설로 여전히 준공검사 승인은 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시는 업체로부터 진입도로 개설 공탁금으로 받은 20억 원으로 진입도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입주민들은 진입도로가 만들어지면 십수 년간 하지 못했던 재산권 행사와 함께 도로가 없어 겪어야 했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희망과 달리 입주민들은 이번에는 아파트 부지 소유권 문제에 부딪혔다. 이 아파트 부지의 3분의 1가량이 개인 소유여서 이를 입주민 앞으로 등기이전을 하지 않는 한 준공검사 승인이 불가능한 까닭이다. 준공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아파트 전체 부지가 입주민 소유여야 한다. 해당 부지는 2012년에 진행된 2공구 경매 과정에서 개인사업자에게 13억5200만 원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은 아파트 부지가 일괄 경매되지 않고 분할 경매된 것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입주자대표회 관계자는 "채권자인 은행이 채권확보를 위해 경매를 하면서 입주민에게 돌려줘야 할 부지를 일부만 개인사업자에게 넘기는 어이없는 일을 저질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는 부당한 경매·낙찰에 대해 부지 환수조치를 할 수 있도록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또 입주자들이 비용을 일부 분담해 부지를 다시 사들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도 이 같은 민원을 풀기 위한 적절한 해결책이 있는지를 강구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