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부모 의견청취·수용도 부담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13~17일 혁신학교 공모 결과, 부산지역 1029개 유·초·중·고교에서 25개교가 응모했다고 20일 밝혔다. 혁신학교의 주축으로 꼽히는 초등학교가 302개교 가운데 13개교, 중학교는 170개교 중 3개교가 신청했다. 이와 함께 ▷유치원 5개교 ▷고교 2개교 ▷특수학교 2개교 등이다.
시교육청이 혁신학교추진위원회와 실무추진단 등 기구를 만들고 학교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홍보에 열을 올렸던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수치는 예상보다 저조한 결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혁신학교 공모에 응하는 학교의 경우, 교직원 50%의 찬성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을 받을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다수의 학교에서 혁신학교 공모에 대해 별달리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등 관심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는 그 원인으로 교원업무 가중과 인센티브 부재를 꼽고 있다. 기존 연구학교는 교원에게 승진가산점을 제공하지만, 혁신학교는 인센티브가 없다.
또 혁신학교에는 첫해 5000만 원, 그 다음 3년간 각각 2000만 원 씩 총 1억1000만 원이 지원된다. 예산이 지원되면 혁신학교 교육모델 등 성과를 내야 하는데 인센티브도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업무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해 무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공모 조건에서 학부모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점도 지적된다. 연구학교와 달리 혁신학교는 교육과정 자체를 새롭게 해석해 적용하므로 학부모 의견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핵심 공약인 혁신학교는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은 내년 10개교를 시작으로 혁신학교를 확산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분위기를 볼 때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는 혁신학교 교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할 가능성 등은 낮은 것 같다"며 "이 상태로는 혁신학교가 폭넓은 지지를 받는 새로운 교육모델로 안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오는 27일부터 이들 신청 학교에 대한 운영계획서 심사와 학교 방문 실사를 시행한 뒤 다음 달 14일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