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청 예산편성 '멘붕'
부산 교육 재정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에 2400억 원대의 재정 결손이 생길 것으로 보여 정상적인 일반 교육사업 예산 편성은 엄두도 못낼 정도다. 세수 감소 여파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부금)이 큰 폭으로 줄어든 데다 인건비가 많이 오른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다 예산 대책이 없는 무상급식과 누리과정 등 교육복지 사업이 '블랙홀'처럼 예산을 빨아들이면서 일반 교육사업은 망가지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도 세출 추산치가 3조4669억 원인 반면 세입 추산치는 3조2255억 원에 달해 2414억 원의 재정 결손이 예상된다고 19일 밝혔다.
정부 교부금(내국세의 20.27%)은 시교육청 한 해 살림의 75%를 차지하며, 교부금의 90% 이상이 보통교부금이다. 세수 부족으로 내년 시교육청의 보통교부금은 올해보다 1800억 원 감소된 2조2730억 원이 될 전망이다. 게다가 교직원 인건비가 3.8% 오르는 데 따른 연금 등 부담금을 합쳐 인상분만 1675억 원이 된다. 수입은 1800억 원 줄었지만 지출은 1600억 원 늘어나는 셈이다. 실제 재정 결손액은 2400억 원에 달한다.
시교육청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부산시의회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강도 높은 예산 삭감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결손분만큼 예산을 줄여야 하지만, 인건비와 시설비 등 경직성 비용은 삭감이 어려워 교육사업비에 손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년도 6300억 원의 교육사업비 중 반 이상을 누리과정(2312억 원)과 무상급식(1187억 원), 초등돌봄교실(199억 원) 등 복지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환경개선사업 예산은 반 토막이 날 예정이고, 공공도서관 등 직속기관 사업비도 대폭 감축이 불가피하다. 시교육청이 누리과정 어린이집 지원 관련 976억 원을 내년도 예산에 편성할 수 없다며 정부 지원을 주장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부서마다 예산 30%를 일률적으로 삭감하라는데 막막하다. 교육사업 예산을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 일선 학교의 체험학습 활동비, 초등학교 원어민 교사 등 교육사업 상당수가 축소 또는 폐지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