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정부 엄벌한다했지만
- 폭행범 구속 갈수록 줄어들어
- 대중교통 이용 시민 안전 위협
지난달 14일 오전 5시45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자가 무임승차를 따지던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폭행했다. 이 남자는 운전기사에게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것도 모자라 카드단말기와 운전기사를 보호하는 유리 칸막이까지 부쉈다. 이 사이 버스에 타고 있던 다른 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가해자가 초범인 데다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며 불구속 입건했다.
최근 부산 금정구 구서동 주택가에서 40대 남자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운전 중이던 택시 기사의 이마를 머리로 들이받아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운전하고 있던 택시기사는 그대로 폭행을 당할 수밖에 없었고, 순간 운전대를 놓쳐 택시가 인근 주택과 충돌할 뻔했다. 폭력을 행사한 승객은 피해자와 합의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했다며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풀려났다.
2007년부터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 폭행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지만 폭행 건수는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갈수록 처벌이 약해지는 게 원인으로 지적된다.
9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인천 남동갑)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부산 지역 버스·택시 운전사 폭행 건수는 325건으로, 하루 한 명꼴로 운전기사가 매를 맞았다. 폭행 건수는 2009년 496건을 기록한 후 2011년 339건으로 크게 줄었지만, 2012년 348건으로 다시 늘었다.
정부는 운전기사 폭행으로 교통사고가 잇따르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개정, 폭행범을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경찰은 대중교통 수단에서 발생하는 폭력행위를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공공질서 파괴 행위로 보고 엄중하게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최근 5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버스·택시 운전기사 폭행범의 구속률이 갈수록 낮아져 지난해는 0.3%까지 떨어졌다.
부산 경찰은 2009년 총 492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 1.8%의 구속률을 보였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경찰에 구속되는 인원이 줄어 지난해에는 검거한 332명 중 단 한 명만 구속하는 데 그쳤다.
박남춘 의원은 "시민의 발인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가 폭력에 노출되면 그만큼 시민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기사 안전을 위한 차단벽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하고 법 집행을 엄정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근 5년간 부산 버스·택시운전사
폭행 현황 |
연도 |
발생건수 |
검거인원 |
구속 |
불구속 |
2009 |
496 |
492 |
9 |
483 |
2010 |
390 |
421 |
6 |
415 |
2011 |
339 |
364 |
2 |
362 |
2012 |
348 |
371 |
2 |
369 |
2013 |
325 |
332 |
1 |
331 |
※자료 :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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