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수가 비리의 온상임이 또다시 확인됐다. 진주, 합천, 밀양, 창녕의 문화재 보수 관리 실태에 대한 경상남도 감사 결과 국내산 대신 값싼 수입 소나무를 사용하거나 전통 공법에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등 엉터리 보수가 자행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경상남도 감사로 밝혀진 비리는 사실 크게 색다른 것도 없다. 국내산 나무로 경비를 받아 값싼 외국산을 구매해 돈을 떼먹고, 전통기법을 무시하고 자기들 편하게 작업하는 것 등은 상투적 수법이다. 합천의 한 사찰이 한 그루에 1만2800원인 국내산 소나무 대신 절반 값도 안 되는 수입산 소나무를 쓰는가 하면 또 다른 사찰에선 석축공사에 생석회 다짐 공법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도배한 게 그렇다. 창녕군에선 하지도 않은 문화재 설치 공사비를 타 먹었다.

불에 탄 숭례문을 복원했을 때도 단청이 페인트로 칠해지고 나무마저 금강송이 아닌 러시아산이란 의혹으로 공분을 샀다. 나랏돈이 드는 문화재 보수 현장마다 비슷한 부조리가 만연하다. 이는 관계 공무원의 묵인 또는 방조에 가짜 문화재 수리업자들의 농간이 얽혀 빚어진다.

문화재 보수에 얽힌 부정이 어떤 식으로 자행되는지 대략 안 이상 대책은 나와 있다. 지자체에서 문화재 복원·관리사업 때 시공업자의 자격부터 철저히 심사하는 게 첫째다. 계약된 공법대로 진행되는지 살피는 감독 관리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전문성을 올리고, 업자와의 유착 고리를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감사에 적발된 공무원들에 대해 해당 지자체는 가장 엄한 처벌을 내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겠다. 흰개미는 목재 문화재를 부식시키지만, 이들은 혈세마저 갉아먹으니 그보다 하등 나을 게 없다. 감민진 양정초등학교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구두쇠 유대인이 급류가 시퍼렇게 춤추는 계곡 위의 구름다리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낡은 밧줄로 엉성하게 엮은 구름다리를 몇 발자국 건너다 갑자기 다리가 몹시 흔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지경에 빠졌습니다. 겁에 질린 그는 순간 하느님께 매달려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이 다리를 무사히 건너게 해 주신다면 제 재산의 반을 기꺼이 바치겠습니다." 얼마 후 다리는 흔들림이 멎고 균형을 찾아 그는 무사히 다리 중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느님! 아까는 너무 갑작스러운 일을 당해 반이라고 했는데 3분의 1로 봐 주십시오"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구름다리를 거의 다 건넜을 때 3분의 1도 아까운 생각이 들어 없던 일로 해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다리가 흔들리며 몸을 가눌 수 없게 되었죠. 겁을 먹은 유대인은 급히 "참! 하느님, 농담도 못 하나요?"라고 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약하고 얄팍한지 보여준 이야기입니다. 사람은 흔히 급할 때 앞뒤 생각 없이 약속을 남발하기 일쑤입니다. 약속의 말은 지켰을 때 효과가 있는 것입니다. 약속은 어떠한 일을 무마하거나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이나 말장난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문화재를 가꾸고 보존하는 것 또한 조상의 얼과 지혜를 지키는 소중한 약속입니다. 우리나라의 수많은 문화재가 어떻게 보존되고 있는지, 훼손되고 있는 건 아닌지, 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600자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