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인상…서민 부담 가중
- 강서·금정 등은 단계적 추진
- 잇단 증세에 주민 불만 고조

'서민 증세'가 쟁점이 되고 있는 와중에 부산시가 음식물쓰레기 배출 비용 인상을 추진해 서민가계의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부산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구·군별로 제각각인 음식물쓰레기 배출 납부필증 가격 단일화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납부필증 판매가는 구·군별 조례로 정하게 돼 있어 일선 구·군은 관련 조례 개정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납부필증 단일화 계획은 사실상 인상안이다. 16개 구·군 중 납부필증 가격이 가장 높은 동래구를 기준으로 단일화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단일화 가격은 단독주택 3ℓ기준 240원, 공동주택 120ℓ8400원, 음식점용 20ℓ2000원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현재 단독주택 3ℓ납부필증 가격은 구·군별 사정에 따라 90~240원으로 돼 있다. 단독주택 3ℓ는 90원, 공동주택 120ℓ는 3500원으로 현재 가격이 가장 낮은 기장군은 배 이상 인상되는 셈이다. 다만, 단일화를 추진할 경우 인상 폭이 큰 강서구와 금정구 남구 기장군은 오는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납부필증 인상 추진은 올해부터 음식물쓰레기 폐수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돼 처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지자체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16개 구·군은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총 341억 원을 부담했다. 이 때문에 구청장·군수협의회는 시에 납부필증 가격 조정을 제안했고, 시의 인상 계획안에도 동의했다. 또 납부필증 가격이 제각각인 탓에 음식물쓰레기 감축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도 단일화의 배경이 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의 주민 부담률은 전국 평균 35%에 못 미치는 27.5%다. 환경부는 오는 2017년까지 주민 부담률을 80%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권고하지만, 단일화를 하더라도 주민 부담률이 34.8%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담뱃값, 주민세와 자동차세 인상 계획 등 증세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인상된다는 소식에 주민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주부 장세연(40) 씨는 "음식물쓰레기는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만큼 배출 비용도 따지고 보면 세금이다. 이렇게 쉽게 올려도 되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훈전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납부필증 가격 인상 취지를 이해하지만, 16개 구·군 평균 수준이 아닌 최고 가격에 맞췄다는 점은 상식 밖이다. 인상 시점 역시 달갑지 않다. 인상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