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천시, "송수관 묻혀있다" 반대
- 업체, 착공지연·비용증가 이중고

공기업과 지자체간 업무 협조가 되지 않아 경남 진주의 택지지구 내 민간아파트 건립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거액을 들여 부지를 매입한 건설사는 건축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금융비융이 증가하는 등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30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구에 본사를 둔 A 사는 진주 정촌산단 내 예하리 일원 2만6285㎡에 지하 1층, 지상 20층에 5개동 430세대의 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지난 6월 시에 건축 승인을 신청했다. 해당 부지는 경남도개발공사가 조성한 것으로 A 사는 지난 3월 120억 원에 매입을 했다. 현재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71억 원을 납부했으며 나머지는 사업 승인 후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진주시 건축심의위원회는 최근 열린 심의회에서 아파트 진·출입로 2개가 아파트 부지 양쪽 끝부분에 위치, 기존 4차선 도로의 차량 소통에 방해가 돼 사고위험이 우려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심의위원회는 출입로를 부지 중앙에 설치해 아파트 진·출입을 위한 가변차선을 확보하라는 보완 조치를 통보했다.

하지만 A 사가 진주시의 이런 지시를 이행하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운 출입로 개설 부지 아래에 직경 600㎜의 송수관로가 묻혀 있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송수관로는 진주 진양호의 물을 사천 주민들의 식수와 삼천포 화력발전소 용수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도로개설 공사를 위해서는 사천시와 한국남동발전의 부지 사용 승인이 필요하다. 또 부지를 조성한 경남도개발공사의 토지이용 변경 승인도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사천시와 한국남동발전은 송수관로 위로 아파트 진·출입로가 개설되면 누수 사고 등이 났을 때 보수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반대하고 있다. 경남도개발공사 역시 지구단위 계획을 통해 택지를 조성했으며 경남도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토지이용 변경 승인에 난색을 표시했다. 반면 진주시 측은 심의위원회의 보완 요구 사항이 충족되지 않으면 건축심의 통과가 힘들다고 맞서고 있다. 이들 기관은 이 사안과 관련해 접촉을 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사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공기업인 경남도개발공사가 조성한 택지지구에서 아파트를 짓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각 기관들이 빠른 시일 내 해결책을 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