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참여 라운드테이블 등

- 보존방안 구체화해야

환경 훼손에 따른 시민 반발과 지방선거로 중단됐던 동해남부선 옛 철길(폐선부지) 활용 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부산시는 오는 30일 부산 그린 레일웨이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업체를 선정한다고 23일 밝혔다. 용역 기간은 8개월이다. 시는 지난 3월 용역을 발주한 후 기술 심사를 거쳐 5개 업체를 추렸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하는 일부 구간의 상업개발이 시민 반발에 부딪히자 업체 선정을 미뤘다. 

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동해남부선 옛 철길(해운대구 우동~동부산관광단지, 9.8㎞) 일원을 가꿔 시민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해운대 관광특구와 연계된 파급 효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이번 용역은 미포~청사포 철도부지 인접 군 경계철책 철거 구간(해안부 1.6㎞) 정비 계획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추진 중인 미포~송정 개발 방향도 담을 계획이다. 옛 철길에는 산책로(폭 3m)와 자전거도로(폭 3m), 전망대(면적 8500㎡), 조경·녹지(12만9000㎡), 쉼터(5곳) 등을 조성한다. 이 과정에서 시민계획단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 등을 통해 다양한 시민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사회는 이번 용역에서 옛 철길, 특히 미포~송정 구간의 구체적인 보존 방안을 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옛 철길의 상업개발을 막고 시민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올 수 있는 방향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37명의 시민계획단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이 형식적으로 운영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해 관계자들이 일부 포함됐고, 자신이 선정된 사실조차 아직 모르는 위원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자칫 라운드테이블이 내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공전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단체 협의체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 최수영 집행위원장은 "시민계획단 구성에 대해 인선과 운영 방식 등을 사전에 협의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 개최를 시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시민계획단 인선을 기존에 있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 자문위원 위주로 선정했다고 해명했다.

시민계획단 위원으로 선정된 조용우 해운대시민포럼 운영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시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상업개발이 아닌 보존을 중심으로 한 구체적인 공익개발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시민계획단이 그린 레일웨이 조성사업을 위한 단순한 자문기구 등 들러리 형태라면 참여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