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부산 ITU 전권회의 개막 100일을 앞둔 지난 7월 12일 행사장인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가운데)과 윤종록(오른쪽에서 세 번째)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등이 D-데이 시계를 점등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더 편리한 삶 제공하지만
- 전쟁 등 분쟁도구 될 수도
- 세계 193개 회원국 참여
- 긍정적 활용 논의의 장

지난 19일 인천에서 제17회 아시안게임이 성대히 개막식을 거행했다. 그런데 오는 10월 20일부터 부산에서는 더 큰 '올림픽'이 개최된다. 바로 전 세계 193개국이 참여하는 ICT 올림픽인 '2014 ITU 전권회의'다.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 부산 벡스코 일원에서 진행되는 2014 ITU 전권대회는 '대한민국이 ICT 세상의 중심이 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 193개국 장관급 대표가 참여하는 ICT 분야 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ICT란 무엇일까? ICT는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의 약자다. 단순히 정보기술을 의미하는 IT(Information Technology)보다 넓은 개념이다. 즉, 정보와 소통에 관련된 모든 기술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라디오,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 등은 모두 ICT에 포함되는 기술이다.

세계 ICT 기술의 발전을 위해 결성된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는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약자이다. UN 산하의 기구로 193개 회원국이 정보통신기술과 관련된 국제 주파수 및 위성궤도 관리, 전기통신 기술표준 개발 등에 대해 논의하는 국제기구다.

우리 사회에서 ICT 개념의 중요성이 대두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지만, 정보와 소통의 기술은 인류의 역사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인류가 최초로 문자화된 언어를 사용한 것은 기원전 3500년 전, 수메르어라고 한다. 하지만 문자가 등장한 이후에도 소통에는 많은 제약이 따랐다. 우리가 흔히 인류 초기 문자로 알고 있는 쐐기문자, 갑골문자 등은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데는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지만 그것을 먼 거리까지 전파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문자는 대부분 돌이나 나무 등에 새겨졌고, 정보의 이동성을 갖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후 인류 최초의 종이라 불리는 파피루스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문자는 더 먼 거리로 전파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인쇄 기술이 없었기에 일일이 손으로 써넣어야 하는 한계로 대량으로 생산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5세기 독일에서 구텐베르크가 활자 인쇄술을 본격적으로 전파하면서 인류의 정보·소통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다. 이때부터 신문과 잡지, 책이 대량으로 인쇄되기 시작했고, 문자화된 정보가 대중에게 널리 전파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대중매체는 바로 이 시기부터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이후 문자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전파전신 기술이 등장한 이후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인류의 정보통신 기술은 더욱 빠르게 발전했다.

그러던 중 1968년 미국 국방부에서 개발한 인류 최초의 인터넷 서비스 '알파넷'은 정보통신 기술의 혁명을 가져왔다. 이후 월드와이드웹(www)이 개발되고, 모든 가정에 초고속 인터넷망이 보급되면서 인류는 그야말로 정보통신기술의 첨단 혜택을 누리는 중이다.

이처럼 정보와 소통의 기술을 담당하는 ICT는 인류의 역사에서 혁명적인 변화와 전환을 가져왔으며, 문화적 발전을 이끌어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은 국가 간 대립이나 분쟁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무선통신, 라디오 같은 정보통신 기술이 전쟁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 그 단적인 사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신기술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제공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서운 위협을 가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도 있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에 부산에서 개최되는 ITU 전권회의는 전 세계 국가가 정보통신 기술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긍정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논의하는 장인 만큼 그 의미가 매우 각별하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이 올바르게 활용될 수 있기 위해 2014 ITU 전권회의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박선미 동의대 신문방송학과 강사·김정덕 한국언론진흥재단 NIE 강사


# 기사를 읽고

-ICT는 어떤 개념이며, 왜 중요할까? 본문에 제시된 설명 이외에, 본인이 생각하는 관점에서 ICT의 중요성을 정리해보자.

-구텐베르크 인쇄술, 최초의 텔레비전, 알파넷이 각각 등장한 연도를 찾아보고, 시대별로 세계에서 어떤 큰 변화가 있었는지 검색해 정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