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유지 많은 3, 4차 불투명

산림 문화 서비스 확대를 위해 도심 체험형 산림으로 가꾸려던 금련산 '탐험의 숲' 조성 사업이 결국, 껍데기만 남았다. 핵심시설 설치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부산 수영구는 탐험의 숲 1, 2차 사업구간인 파브르의 탐험, 오즈의 마법사, 콜럼버스의 탐험 등 체험 공간 조성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18일 밝혔다. 탐험의 숲 사업은 금련산을 4개 구간으로 나눠 탐험의 숲, 전망의 숲, 치유의 숲, 흔적의 숲 등 4개 테마가 있는 산림으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산림 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부산시 시책에 따라 각 구·군이 사업 구상안을 제출, 수영구가 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바 있다.

하지만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출렁다리, 탐방로, 모험 놀이시설 등을 설치하려던 1, 2차 사업 추진은 물거품이 됐다. 애초 수영구는 국유림인 대상 부지 15㏊의 무상 사용을 산림청으로부터 승인받고, 44억 원 상당의 사업비를 국·시비로 충당할 계획이었다. 2011년 9월 사업지 무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산림청의 답변을 받아 기본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듬해 재협의 때 산림청은 해당 부지를 유상 사용하거나 구유지와 맞교환해야 한다고 통보했다. 국유림의 경영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그 사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구는 사업비를 보조받는 대신 해당 부지 사용료를 내거나 토지를 사들여야 한다.

구는 해당 부지의 연간 사용료가 1억 원, 매입비용이 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열악한 지자체 재정 여건상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최근 결론을 내렸다. 앞서 구는 관련법 개정을 건의했으나, 산림청은 국유림 무상 사용과 사업 예산까지 국고로 보조하면 산림청 자체 사업과 다를 바 없다며 '불가' 입장을 밝혔다. 산림청 자체 사업으로 추진해 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3차 전망의 숲과 4차 치유의 숲도 사업 대상지가 대부분 사유지여서 추진이 불투명하다. 소유자들이 시설 설치를 달가워하지 않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3, 4차 사업은 단순한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수영구 관계자는 "도심 속 산림을 시민 친화 공간으로 활용할 기회를 놓치게 돼 아쉽다"며 "지금 조건대로라면 어느 지자체든 국유림 사업을 할 수 없는 만큼 산림청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