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부산 금정구 회동수원지에서 육군 53사단과 7공병여단 도하대대, 특전사 장병들이 폭우로 떠내려온 나무와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국제신문 DB

지난달 내린 엄청난 폭우로 큰 피해를 본 부산에 '식수원 쓰레기' 문제까지 불거졌으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금정과 동래, 해운대구 일대 20만 세대에 식수를 공급하는 회동수원지가 쓰레기 범벅이 됐다. 시간당 130㎜나 퍼부은 비에 수영천과 철마천 등 지류를 통해 무려 4000t에 이르는 목재와 생활쓰레기가 일시에 유입된 결과다. 아무리 최고 수준의 수질 감시체계를 갖추면 뭣하나. 떠내려오는 쓰레기 더미를 막지 못해 식수원이 오염됐다니 창피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회동수원지는 도저히 식수원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각종 부유물로 뒤덮여 있었다. 맥주병과 같은 생활쓰레기는 물론이고 아이스박스와 창문틀, 심지어 페인트 통 같은 폐기물이 수면을 가득 메웠다. 더구나 악취까지 풍겨 과거 생활폐수를 모아뒀던 사상공단 유수지를 연상케 했다고 한다.

회동수원지 물을 식수로 쓰는 시민들로서는 분통 터질 노릇이다. 쓰레기 천지로 변한 수원지를 본 사람들이 수돗물 못 먹겠다는 원성을 쏟아내는 건 당연하다. 끓여 먹는다고 하지만 식수로 쓰기에 찜찜하기 그지없을 터이다.

상황이 이런데 부산시가 아무리 수질에 이상이 없다고 외쳐봤자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구나 폭우를 틈타 각종 유독성 물질과 폐수가 수원지 주변 업체들에서 흘러나왔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기술적 문제를 내세워 정수량만 줄인 채 취수를 계속하니 문제다.

부산시는 어떤 경우라도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수돗물 공급 이전에 수원지 원수 수질을 면밀히 체크해서 그 결과를 솔직히 밝히고 시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게 올바른 자세다.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면 생활폐기물을 모두 치울 때까지 취수와 정수를 중단하는 게 맞다. 또한 식수원이 쓰레기로 오염되는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천에서부터 거름막 관리를 철저히 하라.

감민진 양정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중학교 2학년 소녀가 마을 앞을 흐르는 강물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큰 붕어 한 마리가 죽어서 떠내려왔습니다.

'이게 학교에서 배웠던 수질 오염인가'. 소녀는 빨래하던 손을 멈추고 개울 상류 쪽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여기저기 농약병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역시 예상한 대로구나." 소녀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그것을 열 개 스무 개 주워서 바구니에 담았습니다. 그 날 저녁 아버지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반상회에서 말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결과 떠내려오는 농약병이 줄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소녀는 학교 학생회에 이 문제를 안건으로 내놓아 학교 학생이 모두 강가에 나가 1200여 개의 농약병을 주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농약병이 떠내려왔습니다. 소녀는 여기서 실망하지 않고 다시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그때까지 일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이 문제를 지역 기관장 회의에 내놓아 그 주변 마을 반상회에 공문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효과를 보아 마침내 강가에서는 떠내려 오는 농약병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강물은 그나마 다른 강물보다 맑게 흐를 수 있었습니다.


☞ 이 이야기처럼 한 소녀의 용기와 집념으로 소중한 우리 자연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자연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아끼고 보호해야 합니다. 회동수원지는 우리 부산 시민의 소중한 식수원입니다. 이곳에 쓰레기가 있다면 시민이 마시는 물이 오염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우리 건강을 해칠 수 있는 환경을 찾아보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주장하는 글로 써 봅시다.(600자 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