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만청 "반입 늘어 불가피"

경남 창원시 가포신항 일대의 모래부두 확장을 두고 항만 당국과 시민단체 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당국은 모래반입 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관리 부실 등으로 방치된 기존의 모래부두를 먼저 활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3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마산지방해양항만청은 최근 골재 야적을 위해 마산합포구 가포신항 일대 3270㎡에 모래부두를 조성키로 하고 매립 계획안을 정부에 제출, 승인을 받았다.

모래부두는 심해에서 건져올린 바닷모래를 건축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배로 실어나른 뒤 쌓아두는 곳이다. 현재 이곳에는 2008년에 조성된 3000㎡ 규모의 모래부두가 있지만 전기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항만청은 3200㎡의 공유수면을 매립하는 방식으로 모래부두를 확장하기로 했다. 또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민간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민자 60억 원이며, 내년부터 6개월간 공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창원물생명시민연대 등은 3일 성명서를 내고 기존의 모래부두를 그대로 둔 채 추가로 매립하는 것은 바다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사업백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기존 모래부두에 대해 2개 업체가 항만청으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이용한 실적이 없는 마당에 다시 모래부두를 확장하는 것은 특혜 시비마저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감사원에 정부의 공유수면매립 계획 승인에 대한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만청이 이 사업을 민자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항만청은 국비를 투입해 모래부두를 조성한 뒤 계속 유지보수 비용을 지출하는 것 보다는 이용자가 직접 부두를 만들어 관리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단체 등은 기존에 만들어진 모래부두를 활용하지도 않은 채 추가 조성을 하는데 대해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되자 항만청이 민자사업 전환이라는 편법을 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항만청 관계자는 "현재 마산항을 통해 모래 반입이 늘어나고 있어 모래부두 확충이 필요하다"며 "가포물양장은 수심이 낮고 모래세척 시설도 미비하기 때문에 이용도가 낮아 시설을 보완하려는 차원에서 확장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