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주시 "불만 가라앉을 것" 기대
- 사천 "미봉책 불과" 백지화 요구

환경오염 우려로 지자체 간 갈등을 빚었던 경남 진주시 정촌 금형(뿌리)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정부의 해결책이 제시됐다. 정부는 오염 배출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배제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산단 구축 일정이 본궤도에 오르게 될 전망이나 계획 자체를 백지화하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진주 금형산단과 부산 장림도금단지, 울산 매곡· 온산첨단뿌리산단을 포함한 8곳을 '2014년도 뿌리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산자부는 이 8곳의 기반시설 구축 지원을 위해 하반기 중 61억 원의 국비를 지원한다. 또 특화단지 내에 입주한 기업들에 대해 '공동 인프라시설 지원사업' 외에 자동화·첨단화 지원(산업부), 품질혁신지원(중소기업청), 고용환경개선지원(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의 다양한 사업과 연계를 통해 공정 혁신, 근무환경 개선 등 작업환경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산자부는 환경오염 논란이 일었던 정촌산단에는 뿌리산업 6개 업종 가운데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 등 3개 업종만 입주하도록 제한했다. 이에 오염물질 배출 우려가 높은 주조와 용접, 표면처리 등 3개 업종은 입주가 불가능해졌다. 산자부의 이런 조치는 정촌산단 조성을 두고 경남도내 지자체 간에 일어나고 있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진주와 인접한 사천시 등은 정촌산단이 가동을 시작하면 각종 독성물질이 사천만으로 유입돼 대기와 식수, 농경지 등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조성을 반대해왔다. 지난 3월 사천시의회는 정촌산단 조성 반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낙동강유역환경청과 경남도, 경남도의회, 진주시 등에 보낸 바 있다. 또 지난 6월에는 사천시민참여연대 주관으로 두 도시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가 열렸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촌산단 조성은 진주시가 민관 공동출자방식(SPC)으로 1836억 원을 투자해 추진 중인 사업이다. 2013년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산업단지대상지 지정계획 승인을 받은 뒤 지난 7월 중앙 투·융자 심사를 통과했다.

진주시는 산자부의 이번 특화 지정으로 진주가 동남권 금형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또 오염배출 가능성이 큰 업종을 아예 배제함에 따라 인근 지자체의 불만도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사천시 등은 산자부의 조치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갈등이 재연될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