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부산항대교 공유이익 분담 관련 소송에서 민간사업자에게 패해 140억 원(정상가액)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시는 민간사업자와 자본 재조달에 따른 공유 이익과 관련한 분쟁으로 이미 지급해야 할 108억 원(2003년 회계 기준)을 지급하지 않고 유보하고 있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한 유사 사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법 행정2부(김문관 부장판사)는 29일 부산항대교 민간사업자인 북항아이브리지(주)가 부산시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논란이 된 지분 변경 등이 출자액 부담 주체를 변경하는 것이므로 자본 재조달로 볼 수 없고, 피고가 산정한 공유이익이 적정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항대교 민간투자사업은 2006년 부산시와 현대산업개발이 실시협약을 했고, 2009년 3월 현대산업개발과 한진중공업, 삼환기업으로 출자자 구성과 지분 변경이 생긴 이유 등으로 협약을 바꿨다. 시는 같은 해 9월 공공투자관리센터로부터 자본 재조달로 인해 시가 가져야 할 이익이 292억 원에 달한다는 의견을 받아, 이익을 나누자고 북항아이브리지에 제안했으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2011년 12월 실시협약을 근거로 시가 사업자에게 줘야 할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시가 공유이익이 발생한다고 본 것은 ▷법인세율 인하 ▷금리 변경 ▷물가상승률 감소 ▷자본구조 변경 효과 등 때문이었다.

북항아이브리지는 이에 불복해 2012년 6월 소송을 냈고, 법원은 5차에 걸린 변론 끝에 이날 1심 판결을 내렸다.

북항아이브리지 관계자는 "단순히 지분을 변경하고, 대출 약정을 변경한 것을 두고 자본 재조달로 본 시의 시각이 처음부터 무리였다는 사실이 이번 소송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140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1심 판결 후 시가 지급할 것이 있으면 즉시 지급한다는 사업자와 맺은 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애초 사업자 측의 자본 재조달로 인한 이익을 나누려는 것이므로 이번 판결로 시가 추가로 돈을 내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