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서병수(가운데) 부산시장과 김기현(왼쪽) 울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새누리당-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홍영현 기자

- 서로 자기 지자체 홍보 치중
- 상생·협력하는 모습 안 보여

- 어제 오후 부산시청서 개최
- 의원들 "공동대응 노력하라"

집권 여당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에서 동남권 광역단체장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3개 시·도 단체장은 자신의 지자체 사업을 홍보하는 데 열을 올렸다.

28일 오후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서병수 부산시장과 김기현 울산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모두 새누리당 출신인 데다 각각 당에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대표를 역임한 터여서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다.

새누리당 주호영 정책위의장 역시 이들과 한솥밥을 먹던 사이여서 때로는 농담을 주고받고, 덕담도 나누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새누리당에서는 주 의장 외에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과 이현재 부의장, 예결위 소속 김도읍·문대성(이상 부산), 안효대·이채익(이상 울산) 의원이 참석했고, 경남에서는 박성호 의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서 시장은 이날 의원들에게 부산도시철도 노후 안전시설물 교체 사업을 강조했다. 그는 "개통된 지 29년이 지난 전동차가 불안을 안고 달린다. 시 예산만으로는 8800억 원이 드는 노후 시설물과 장비 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집권당이 안전을 소홀히 하면 국민이 불안해한다"며 은근히 압력을 넣었다. 서 시장은 이와 관련해 "65세 이상 노인의 도시철도 무임승차에 따른 부담도 시민 복지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도지사는 서부 대개발로 대표되는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수에 방점을 찍었다. 홍 지사는 "남부내륙철도 사업은 주호영 의장이 속한 대구·경북 지역의 대선 공약이었다. 주 의장이 책임지고 예산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호남고속철도보다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이 높게 나왔는데 사업에 착수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영남 역차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시장은 대선 공약과의 연계성을 강조했다. 김 시장은 "오늘 보고한 11개 사업 중에는 대선 공약이 대부분이다. 여당이 공약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시장·도지사의 의견에 공감하면서도 3개 시·도가 긴밀하게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문대성 의원은 "3개 시·도가 한자리에 모인 만큼 선택과 집중을 기대했는데, 오늘 보여준 모습은 아쉽다. 앞으로 3개 시·도가 긴밀하게 협력해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주호영 의장은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가 발전에 필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이 우선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는 앞으로 3개 시·도 실무자가 모여 공동으로 대응할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