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새로운 도시 문제로 떠오른 '빛 공해' 차단책 마련에 나선 건 늦었지만 필요한 일이다. 경관 조명은 관광 차원에서 도시 야경의 품격을 높이는 요소이기는 하다. 하지만 너무 지나쳐 수면 방해나 생태계 교란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도시와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기보다 시민들에게 많은 불편을 일으키는 빛은 자제해 '밤다운 밤'을 돌려줘야 한다.
부산시는 '빛 공해 환경영향평가 및 방지계획 수립 조사'를 시행해 16개 구·군 전체 조명 현황을 조사하고 저감 대책을 내년 8월께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지역별 조명환경관리구역을 지정해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렇잖아도 시민들은 과도한 인공조명을 환경오염으로 여기고 있는 터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이 지난 6월 시민 100명을 면접 조사하니 85명이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건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빛 공해 방지를 위해서는 적절한 빛 방사 허용 기준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인공조명이 인간 생활과 자연환경, 농림수산 생태계에 미치는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해야 하는 이유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서 보듯 시민들이 꼽은 빛 공해 최대 유발시설은 상가 간판과 모텔 등 숙박시설 외곽 장식 조명이다. 세련된 외관을 위해 빌딩들이 투명유리와 반사유리를 사용하는 탓에 실내 불빛이 그대로 외부로 노출되는 등 빛 공해를 가중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눈부신 조명과 빛으로 치장하는 광복동 루미나리에나 송도, 영도 등지의 빛 축제도 이대로 괜찮은지 살펴볼 일이다.
과도한 인공조명을 자제하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그렇지만 방지 대책이 규제만 하게 되면 뜻하지 않게 조명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부산시 대책이 국가 차원의 필요성에 의해 지난해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방지법'과 그에 따라 제정되는 지방자치단체 조례와 충돌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함은 물론이다. 적절한 조명으로 도시의 멋과 시민의 안락함 모두를 충족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교란 : 마음이나 상황 따위를 뒤흔들어 어지럽고 혼란하게 함, 뒤흔들려 어지럽게 되거나 혼란하게 되다.
감민진 양정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어느 여름 한 나무에는 잎사귀가 우거졌다. 그런데 한 그루의 나무에서 자란 잎인데도 위쪽 잎사귀와 아래쪽 잎사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래쪽 잎사귀는 위쪽 잎사귀가 가리고 있어 해와 달과 별과 구름을 제대로 볼 수 없다고 투정하고 위쪽에 있는 잎사귀는 아래쪽 잎사귀가 가리고 있어 개미나 강아지, 어린애나 그 밖의 것들을 볼 수 없다고 툴툴거렸다.
그러던 어느 날 쐐기벌레들이 그 나무 위로 올라왔다. 잎사귀들은 서로 저편이 맛있다고 일러바쳤고 쐐기들은 아래위 닥치는 대로 갉아 먹었다. 그래서 그 해에 나무는 죽을 뻔했다. 이듬해 새들이 날아왔다. 여름이 되자 쐐기도 나무 위로 기어 올라왔다. 잎사귀들은 새들에게 쐐기들을 다 잡아먹으라고 부탁했다. 그해에는 나뭇잎이 아주 싱싱하게 우거졌지만, 다음 해 봄에 큰 문제가 생겼다. 꽃이 피었는데 나비가 한 마리도 날아오지 않는 것이다. 쐐기가 다 죽은 탓이었다. 나비가 오지 않자 열매도 맺지 않았다.
이제 잎사귀들은 서로 싸우지 않았고 쐐기가 숨으면 새들에게 일러바치지도 않았다. 다음에 봄, 활짝 핀 동산에 호랑나비들이 날아들었다. 나뭇잎은 우거지도 싱싱했으며 탐스러운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
☞ 이 이야기처럼 우리는 자신의 욕심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있습니다. 또 인간의 이익과 편리함을 위해 자연을 훼손하는 일도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인간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찾아보고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글을 써 봅시다. (600자 내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