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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 <25> 김해 행복한 동행 협동조합

폐현수막 재활용 양식장 로프·에코백 등 제작…환경보호·수익 일거양득

  •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  |   입력 : 2014-08-20 19:43:0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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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주촌면 선지리의 마을기업 '행복한 동행 협동조합'에서 직원들이 폐현수막 선별작업을 하고 있다. 노수윤 기자
- 출자금·보조금 모아 공장 차려
- 멍게·굴 종패 부착용 로프 생산
- 기존 제품과 질 비슷하고 저렴
- 시장바구니·앞치마 등도 만들어

- 선거현수막 등 재료 수급 안정
- 소각비용 절감 지자체 수거해줘
- 본격 가동 땐 연 수천만원 벌 듯

쓰레기로 버려지는 폐현수막을 수산물 양식용품 등으로 쓸모있게 변신시키는 마을기업이 있다. 경남 김해시 주촌면선지리의 '행복한 동행 협동조합'이다. 아직은 생산 초기 단계이나 멀지않아 본격 가동이 되면 버려지는 쓰레기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환경까지 보호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경남지역 대부분 마을기업의 주력 품목인 농산물과 달리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안정적으로 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는 데다 선거철이면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할 정도로 물량이 넘쳐나 다른 곳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수산 양식업계에서는 이곳의 생산품이 국·내외 업체 제품과 견줘도 질이 떨어지지 않고 값도 싸다고 평가하고 있어 마을기업의 성공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중이다.

■모두가 함께 하는 마을기업

행복한 동행 협동조합은 지난해 11월 김해시 주촌면에 사업장을 마련한 새내기 마을기업이다.

이곳에는 김상용 본부장을 비롯해 조합원 21명이 몸담고 있다. 대개의 마을기업 구성원이 마을 내 주민이 전부이다시피 한 것과 달리 조합에는 시가지에 거주하는 이들도 포함되어 있는 등 참여 폭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기업명이 말해주 듯 함께 행복을 찾아가는 셈이다.

조합에는 폐현수막 재활용과 이에 따른 환경보호라는 두가지 측면에 공감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지역과 환경에 중점을 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각자 수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출자해 모은 3000만 원에다 보조금 5000만 원을 보탠 8000만 원으로 마을기업을 설립했다. 이어 600㎡ 규모의 공장을 빌린 뒤 커팅기계, 로프제작기계, 차량 등을 갖췄다.

주 생산품은 수산물 양식 등에 필요한 로프다. 폐현수막을 일정 폭으로 길게 잘라 새끼를 꼬듯 만든다. 멍게와 굴 양식장에서 종패 부착용으로 사용 중인 PP(폴리프로필렌) 로프와 용도가 같다.

마을기업 계획 단계에서는 큼지막한 포대 제작도 거론됐다. 그러나 김해시가 지역공동체 사업(공공근로사업)으로 동일 제품을 만들고 있어 경쟁 판매를 지양한다는 방침에 따라 생산품에서 제외했다.

대신 환경보존 의식을 높일 수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1회용 봉투 대신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한 에코백과 시장바구니, 신발주머니, 앞치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조합원들은 이런 시제품을 생산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합은 시제품을 읍·면·동 부녀회나 지역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줘 호응도를 살펴본 후 반응이 좋으면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로 했다. 조합원들은 1회용 비닐봉투를 대신하는 에코백은 경쟁력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슴마다 가득한 환경보호 자긍심

조합은 지난해 8월부터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주력 생산품을 결정했다. 이어 경기도 오산시와 광주시 등 폐현수막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업체도 둘러보는 등 나름대로 탄탄하게 설립 준비를 했다.

현재까지 조합의 행보는 순조롭다. 판로가 제대로 개척되어 있는 데다 재료 수급에도 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자체 조사 결과, 김해지역에서의 폐현수막 연간 발생량은 대략 100t으로 추정됐다. 대부분이 읍·면·동사무소나 지역 광고협회가 수거한 후 쓰레기처리장으로 보낸 뒤 소각하는 식으로 처리를 했다. 이런 이유로 김해시도 소각비용을 줄이고 환경도 보호하는 길이 없을까 늘 고민하던 중이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다 보니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직접 재료를 가지려 갈 필요도 없었다. 지금은 광고협회나 읍·면·동사무소가 현수막을 수거한 뒤 마을기업 공장 내에까지 운반해줄 정도가 됐다.

조합은 향후 마을기업이 정상 가동에 들어가면 재활용이 가능한 폐현수막(가로 6m, 세로 90㎝ 기준)은 연간 20∼30t정도 될 것으로 추산 중이다. 전량을 제품화하는 것은 무리지만 기업이 성장하면 60∼70%는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본격적인 생산 판매가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수익을 계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면 연간 수천만 원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돈 보다는 환경보호에 일조한다는 마음만으로도 마을기업 운영동기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조합원은 "폐현수막을 쓰레기로 소각 처리하면 자원의 낭비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나 이를 재활용해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바꾸면 수익은 물론 환경도 보호한다"며 "많이 벌어야 한다는 욕심보다 환경보호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에 늘 뿌듯하다"고 말했다.


# "남해안 양식장 찾아 1대 1 판로 개척…전문기관 통해 무해성 검증 노력"

■ 김종필 조합 영업이사

김종필(42·사진) '행복한 동행 협동조합' 영업이사는 두 가지 일을 한다. 하나는 생업인 도매업이며, 다른 하나는 이 마을기업의 주력 생산품인 로프의 판로개척이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하루가 짧다.

남해안 일대 양식장에 대한 판매처 확보는 김 이사가 해야 할 몫이다. 아직 결과물은 많지 않으나 열정적으로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큰 성과가 기대된다. 그는 "통영과 거제, 남해 등의 양식장을 주요 판매처로 설정한 뒤 1대 1로 판로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어민이 우리의 로프가 본격 생산되면 구매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어 힘이 난다"며 웃었다.

김 이사는 판로 개척을 위해 매주 2∼3일 정도는 남해안을 찾고 있다. 로프 제품을 설명하면 양식 어민들은 대부분 인장력과 환경에 대한 무해성을 거론한다. 이런 귀동냥은 마을기업의 제품 생산에 그대로 반영된다. 이 때문에 조합은 양식 어민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신뢰도 높은 전문기관을 통해 유해성 여부를 검사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거친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가 볼 때 폐현수막을 활용한 로프의 구매처는 무궁무진하다. 지자체 등이 등산길을 안내하는 유도선,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출입을 막는 공원의 경계선 등으로도 쓰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쓰레기를 재활용해 황금을 캔다는 것이 희망이 아닌 현실화될 날도 멀지 않다는 것이 이 조합 구성원들의 생각이다. 또 이 마을기업이 만드는 폐현수막 로프는 국산이나 수입산 제품에 비해 값이 30∼50%가량 싸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김 이사는 "앞으로 국내 수산 양식물 관련 로프는 점차 폐현수막 제품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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