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 살리기를 통해 시작된 해운대지역의 '작은 문화' 운동은 모처럼 접하는 흐뭇한 소식이다. 인터넷서점과 동네서점 사이에서 벌어진 가격 경쟁에서 밀려 폐업위기에 처한 동네서점들이 지역문화 사랑방 역할을 자처하며 스스로 다시 살아날 방안을 마련했고, 해운대구청은 힘을 실어줬다. 골목 상권을 지키면서 주민 삶의 질도 높이는 '따뜻한' 사회적 경제를 실천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가격 경쟁에서 뒤처지는 상황을 문화적 경쟁력으로 극복하려는 시도 역시 돋보인다.

최근 부산서점협동조합과 해운대 동네서점 살리기 운동본부, 그리고 해운대구청이 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지역공공도서관의 책 구입처를 동네 서점으로 바꾸고, 그 이익을 동네 서점에 배분해 문화 사랑방으로 가꿔나간다는 게 중요 내용이다. 부산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한 협동조합이 도서 납품 역할을 떠맡는다. 3자가 손을 잡으면서 도서관에 책을 대량으로 공급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던 해운대구 동네 서점들은 활로를 찾았다. 납품 수입의 70%가 구청을 통해 동네 서점으로 환원된다.

수익금은 작가 초청이나 독서 공간 조성 등 동네 서점의 문화 사랑방 만들기에 사용된다. 서점 주최로 독서 모임과 인문학 강좌 등 의미 있는 작은 문화행사가 열릴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이익 구조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 셈이다.

사회적기업이 추구해야 할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 이번 협약으로 동네 서점들은 희망을 갖게 됐고, 주민들도 문화의 향기를 듬뿍 맡을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경제와 문화의 동반 활성화는 바로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오는 11월 할인율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동네 서점은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책 구매 원가를 낮추고, 협동조합처럼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리하여 동네 서점이 성장하고, 주민이 누리는 문화 혜택도 늘어나는 상생시스템이 공고히 구축된다. 해운대발 동네 서점 살리기 운동이 마을 문화공동체의 새로운 전형이 되어 곳곳으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한다. 감민진 양정초등학교 교사


※ 선순환

① 좋은 현상이 자꾸 되풀이됨 ② 좋은 결과를 낳는 방향으로 자꾸 되풀이되어 일어나다


# 어린이 사설 쓰기

우리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백지장을 드는 일처럼, 작고 쉬운 일도 협동하면 더욱 쉽게 할 수 있는데, 하물며 크고 어려운 일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랴는 뜻입니다.

이솝 이야기에 '소경과 절름발이'가 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이 더듬더듬 길을 가다가 갈림길에 와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서 있었습니다. 때마침 발을 절뚝거리는 절름발이도 소경의 곁으로 와서는 기운 없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여보시오! 길을 좀 안내해 주구려." 소경이 부탁하였더니 절름발이는 말했습니다. "답답한 말씀 그만하시오. 나도 다리를 못 써서 힘든데 안내를 하다니! 나보다 당신은 몸이 훨씬 건강한 편 아니오?" 그렇게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그렇소. 몸은 건강하지만 앞을 못 보니, 무슨 좋은 수가 없겠소? 보이기만 한다면야 문제가 없을 것 같은데…." " 참, 좋은 수가 있지. 나는 앞을 볼 수 있고, 당신은 몸이 건강하니 당신이 나를 업고 내가 당신을 안내하면 큰 도움이 되겠지요? 나는 당신의 눈이 되고, 당신은 나의 발이 되는 것이지요."



☞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서로 도와 편히 갈 수 있었답니다. 서로 돕는 생활은 우리를 즐겁고 편하게 합니다. 우리 주변에 조그만 가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형할인점, 유명 상표의 빵집 등으로 점점 장사가 힘들어집니다. 우리의 소중한 이웃인 작은 가게들을 도울 방법은 무엇일까요?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기 생각을 주장하는 글로 써 봅시다.(600자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