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지지한 초의수 복지개발원장 파격 임명

서병수 부산시장이 취임 후 첫 산하기관 인사를 단행했다. 시는 11일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된 시 산하 10개 공공기관장 중 절반인 5개 기관장의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전반적으로 '중용'을 택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선거 공신 챙기기'라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부산발전연구원장에 강성철(60) 부산대 교수 ▷부산복지개발원장에 초의수(54) 신라대 교수 ▷여성가족개발원장에 김름이(여·60) 전 부산시의원 ▷부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김용섭(55) 부산은행 부행장 ▷부산영어방송재단 본부장에 김영호(58) KNN 이사를 임용했다고 밝혔다.  

이 중 초의수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임용한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초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 복지 전문가이지만, 지난 6·4지방선거 때 오거돈 무소속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오 후보가 공약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상대 진영 인사임에도 초 교수의 전문성을 보고 시가 끌어안은 셈이다. 지역 시민사회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산사회복지연대 관계자는 "사실 놀랐다. 서 시장이 초 교수를 선택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비판을 받는 것은 김름이 전 시의원과 강성철 부산대 교수를 각각 여성가족개발원장과 부산발전연구원장에 임명한 것이다. 김 전 시의원은 여성가족 분야에서 전문성이 있는 인물로 평가하기 어렵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여당 부산시당 여성위원장을 역임한 것이 개발원과 관련된 경력의 전부나 다름없다. 김 전 시의원은 서 시장의 캠프에서 선거를 도운 인물이어서 '공신 챙겨주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강 교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 시장 지지 교수 모임을 이끌었고, 선거기간 서 시장의 정책 개발과 자문 역할을 맡았다. 그동안 부발연 원장은 비정치적 성향의 학계 인사가 주로 맡아 왔다. 그럼에도 부발연 내부와 시민사회에서는 7명의 원장 지원자 중 가장 앞선 인물이 뽑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학문적 성과를 이뤘고,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에서 활동하며 시민운동단체와 소통하고 있는 점도 부각됐다.

시는 다음 달 중순 부산교통공사와 도시공사 등 2대 공기업과 경제진흥원, 테크노파크, 문화재단 등 3개 출연기관 대표를 인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