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 시례저수지의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지면서 2004년 준공 후 10년 만에 처음 바닥을 드러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시설·화훼 등 농가 큰 타격

'찔끔 비'와 '마른장마'로 경남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이 하락하면서 가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초부터 불볕더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여 화훼농가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30일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평균 강우량은 642㎜로 평년(929㎜)의 69%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도내 3210곳의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평균 53.7%로, 지난해 같은 기간(64.9%)과 평년(76.7%) 수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날 현재 하동군의 저수율이 40%로 가장 낮고 다음으로는 창녕(46%), 거창(47%) 순으로 나타났다.

경남도 내에서는 최근 조금씩 내린 비로 가뭄 피해가 극심한 곳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평균 강수량이 많지 않은 데다 이마저도 지역별로 차이가 나면서 일부에서는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기상청이 장마철이었던 지난 3일부터 28일까지 집계한 남부지방의 평균 강수량은 145.3㎜로 1994년 75.1㎜의 장맛비가 온 이후 20년 만에 가장 가물었다.

밀양지역은 가산저수지의 저수율이 34%로 떨어졌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는 최근 양수기를 동원, 인근 밀양강물을 끌어올려 저수지를 채우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농민 윤모(65·밀양시 부북면) 씨는 "동네 사람들이 가산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오는데, 저수지가 지금보다 더 마르면 논이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가뭄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 사태는 시설 및 화훼·채소 농가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176㏊에서 화훼 등을 재배 중인 김해시 대동면 농가들은 최근 시례저수지 저수율이 12%(7만t)로 급락해 2004년 준공 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바닥을 드러내면서 발을 구르고 있다. 김해시는 급수차 2대를 활용해 농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한편 인근 덕산정수장에서 임시로 관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물을 끌어오고 있다. 김해지역의 올해 강우량은 520㎜로 예년의 절반 수준이다.

경남도 가뭄대책상황실도 비상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폭염으로 저수율이 계속 떨어지면 관정개발과 양수장 설치비 등을 추가로 내려보낼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까지 농작물 피해는 국지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러나 지금이 벼나 과수 성장에 중요한 시기인 만큼 물 부족에 따른 피해가 없도록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