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액 물품엔 지키기 어려워

- 소상공인센터 "액면가 늘리면
- 상품권 발행비용 증가 우려"

주부 강은진(56·부산 해운대구) 씨는 최근 전통시장에서 반찬류 3000원어치를 사고 지갑에 있던 온누리상품권 1만 원권을 지불했다. 강 씨가 거슬러 받은 것은 5000원권 온누리 상품권과 현금 2000원.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은 규정상 '액면가의 60% 이상' 구입해야 현금으로 잔돈을 주기 때문이다.

강 씨는 "시장에서는 주로 반찬 같은 소액의 상품을 사는데 온누리상품권은 1만 원권과 5000원권 두 종류만 있다. 마침맞게 쓸 수 있는 소액권이 있다면 전통시장 이용이 더 편리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대형마트는 자체 상품권을 2000원권, 5000원권부터 1만 원권, 30만 원권까지 다양하게 발행한다. 상황에 맞게 쓰기 편한 상품권을 내놓아 고객의 발길을 이끄는 것이다.

부전시장의 상인 조모(55) 씨도 "온누리상품권의 액면가가 더 다양해지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액면가의 60% 이상을 사야 현금으로 잔돈을 거슬러주는 것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고객의 소비를 늘리는 측면도 있는데 최근에는 이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많은 상인이 1000원짜리 물건을 팔고 1만 원권 온누리상품권을 받으면, 현금으로 9000원을 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조 씨는 "상인 입장에서는 액면가의 60% 이상을 사야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규정이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도 없는데 이럴 바에야 대형마트처럼 액면가를 다양하게 해 더 많은 고객이 전통시장에 오게 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주부 최선자(56·부산 북구 금곡동) 씨는 "온누리상품권이 전통시장을 살리는 데 큰 몫을 한다는데, 전통시장의 지출 규모에 맞게 소액 상품권 종류를 늘리면 좋겠다"며 "1만 원권 상품권을 내고 5000원권 상품권과 1000원 지폐를 거스름돈으로 받으면 상품권을 주고 또 상품권을 받는 격이라 활용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온누리상품권을 유통하는 소상공인 진흥센터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의 액면가를 다양하게 하면 고객 편의가 향상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상품권 발행비용이 늘어나게 돼 현재로서는 현행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